미경 엄마를 기다린다.
일부러 30여분 일찍 도착했다.
조금 느긋이 추억을 더듬어보고 싶어서..
세이브존 6층에서 내려다본 광장.. 로데오거리..
아이들 어렸을 적의 추억이 어려있는 곳..
♥
♬~바람기억/강균성
바람 불어와 내 맘 흔들면
지나간 세월에
두 눈을 감아본다
나를 스치는 고요한 떨림
그 작은 소리에
난 귀를 기울여 본다
세이브존 문화센터..
아이들 어렸을 적.. 주중에는 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었다.
쏭이 겨우 걸음마하던 아가적부터였으니..
그 세월도 십여 년이 훌쩍 흘렀다.
발레며 심리미술 구연동화 영어교실 방송댄스..
문화센터의 각종 인기 프로그램을 등록하기 위해서
세이브존 복도에서..
어느 추운 겨울에는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아서
출입문 앞에서 시린 겨울바람 고스란히 맞으며..
밤을 새우기도 했었다.
나의 삼십 대 시절은 아마..
이 세이브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었을 것이다.
아이들 문화센터 수업 들여보내 놓고..
복도 의자에 쪼로롬히 앉아 남편 이야기며 시댁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던.. 젊은 엄마들..
그 엄마들 사이에서도 우정은 피어났고..
살며 문득문득 그녀들 생각이 났었다.
그때 그 아이들은 얼마나 자랐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 시절 가장 친했던 미경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쏭이랑 동갑이던 미경이..
아이들 대학 보내 놓고 나니 그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일까..
" 언니, 보고 싶어요. 한 번 봐요."
늘 마음뿐이었는데..
미경 엄마의 그 연락이 얼마나 반갑고 고맙든지..
미경 엄마를 만나러 근 십여 년 만에 이곳에 왔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