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이끼 낀 뒤안..
배추 건져 두고 김치 속재료 씻어서 물기 빼두고..
잠시의 여유를 부리는 시간..
나는 시집 와서 처음으로..
시댁 뒤안의 헛간을 찬찬 둘러본다.
◆
요강
빈 양주병 하나..
무청 시래기
종자씨앗
아버님이 쓰시던 붓?
쥐불놀이 깡통..
요강이 보인다.
처음 시집와서 어머님이 우리 방안에 넣어주시던 요강..
차마 저건 사용하지 못했다. 아니??
밤에 무서워 두 어번 사용했었던 거 같기도 하고..??
아버님께서 생전에 드셨을 법한 빈 양주병이 보이고..
어머님이 매달아 두신 종자씨앗이랑 무청시래기도 보이고..
이런저런 아버님의 흔적들..
처음 둘러본 어머님의 헛간은 추억처럼 정겨웠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