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를 나와서 미관광장을 가로질러 간다.
우나는 알바 하러..나는 집으로..
"엄마, 나 알바 늦었어. 빨랑 와.."
♥
린 바람에 머문다
긴 하루가 저문 이 거리
나 무심코 바라본 하늘엔
다 잊었다 말하던 꿈들
붉게 물든 마음
바람이 불어 눈 감으면
기억은 간절한 그리움으로
머물러 쉰다 나를 감싼다
살며시 어루만진다
딸아이가 탄 200번 버스가 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 엄마, 힘든데 그냥 버스 타고 가.." 하던 딸아이의 말에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걸어서 가기로 한다.
밤바람도 밤공기도 좋다.
걷기에 딱 좋다.
조용한 공원길로 걸어갈까..
대로변을 따라 휘황한 도시의 불빛을 보며 걸을까..
잠시 망설이다가..
왠지 오늘은 대로변을 따라 걷고 싶었다.
오고가는 인간군상들..
그들의 모습을 슬쩍 훔쳐보며 걷고 시퍼졌다.
동구청 사거리의 고층빌딩..
밤 깊어가는 시간인데도 불야성이다.
불 켜진 창가의 쪼로록 놓인 화분 풍경이 이뻐 담아보려 했지만..
내 시야에 담기는 만큼 선명히 담겨지진 않는다.
늘 느끼며 반성하게 된다.
저 불 켜진 곳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로 분주하겠지..
삶의 현장은 치열하고 고달프겠지만..
이방인인 양 바라보는 마음은.. 아름답다.
열심히 살아가는 그대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