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경내를 홀로 둘러 본다.
손이랑 뺨..귓볼이 발갛게 시렵기도 하고..
다들 쌍쌍족들이건만.. 기분도 그렇고..
엉터리 불자였던 나는..
그래도 스님들을 뵈면 마음이 반갑고..
의성 고운사에서 일주일간의 수련을 마치고 하산하던 날..
회색빛 승복을 휘날리며 우리를 배웅하시던 스님들의 모습은 신선같았다.
투명하고 맑아 마음이 고대로 투영된 듯한 티 한점 없이 정결하던 얼굴빛..
커다란 산나방을 두 손에 고이 어루어 다시 날려주시던 원주스님의 고운 손길..
공양에 소고기 다시마 넣은 걸 들켜..
중한테 소고기 먹이려느냐..웃으며 혼내키시던 원주스님..
마지막날.. 밤 새워 삼천 배를 하며..
뼈를 깎는 고통이 이런거구나..처음 느껴도 보고..
단 일주일간의 수련이였지만..
수련 후 세상 두려울 것 없이 패기충천했던 그때..
그런 날들이 있었다.
젊었고 아름다웠고 세상에 대해
자신만만했던..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