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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이어리/♥나의 하루1

나의 발렌타인데이

by 벗 님 2012. 2. 14.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발렌타인데이..

여자가 남자에게 쵸콜렛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란다.

사귄지 3일 되었다는 남자친구를 위해서

자기 한 달 용돈의 3분의 2를 과감히 투자하는 자근 딸..

 

반면 근 1년 가까이

남자친구 같은 거 신경 쓰이고 귀찮다고 안 키우는 큰 딸은

거리마다 진열되어 있는 갖가지 모양의 예쁜 쵸콜렛박스를 봐도 그냥 시큰둥~~

 

학원에서 돌아온 자근 딸은

지 방에 콕 박혀서 커다란 선물상자에 쵸콜렛을 요리조리 모양내어 넣고는

이쁜 편지지에 색색깔의 펜으로 장문의 러브레터를 쓴다고 삐질거리고 있다.

아빠 보면 삐지실테니 아빠에겐 비밀이라며..

 

 

 

 

 

 

 

 

 

밤이 깊어간다. 저녁밥을 짓다가 문득..

내일 사무실 출근해서 다른 남정네들이 쵸콜렛 받은 거 돌리고 그러면..

내남자 괜히 뻘쭘할 것 같아..

인터넷강의 듣고 있는 큰 거 한테 ..

아무래도 아빠쵸콜렛 사와야할 것 같다..그러니..

안그래도 마음이 찜찜하더라며 선뜻 같이 가서 저도 아빠 쵸콜렛 살거란다.

 

그렇게 큰거랑 외출준비를 하는데 퇴근해 오는 내남자랑 마딱뜨리고..

"우나가 남자친구 쵸콜렛 사러간다고 해서 잠깐 같이 나갔다 올게요."

나는 괜히 묻지도 않는 말에 서둘러 핑계를 댄다.

 

가는 길에 우리 먹을 쵸콜렛도 사오라며 내남자가 돈을 보태준다.

"아빠, 아무래도 눈치 꼽은 거 같지?"

"뭐..그럴라구? 니꺼 사러간다고 했으니 그런 줄 아시겠지."

" 에~에~엄마가 뭘 모르시는구먼..아빠가 얼마나 눈치가 빠르신데.."

 

그렇게 밤공기가 포스근한 야밤에 20분 거리의 홈플러스까지 걸어서..

나는 내남자를 위해..딸아이는 아빠를 위해..

발렌타인데이 쵸콜렛을 사러간다.

 

 

 

 

 

 

 

 

 

태백산산행 후유증인지 아침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잠결에 내남자가 주방에서 딸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부시시 잠 깨어 비틀거리며 나가니

일찍 잠이 깬 내남자가 김치찌개를 보글보글 끓이고 있다.

밥통에선 김이 모락모락 나고 ..

 

 

식탁 위에 보니

우나가 어제 산 쵸콜렛 위에다 쪽지를 써서 가지런히 놓아 두었다.

나도 어제 산 쵸콜렛을 슬며시 꺼내와

 "이거 우나랑 나랑 준비한건데 가져가서 사무실 사람들이랑 나눠 먹어요."

슬쩍 내남자 표정을 보니 씨익~~웃고 있다.

그러면서 "쏭이꺼는? " 하고 묻는다.

" 쏭이는 오늘 학원갔다 오는 길에 준비할 거래요."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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