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하이킹을 가자 제안하는 내남자..
올해 들어 첫 하이킹..
해마다 그랬다.
이렇게 봄이 오면 우린 자전거를 정비해서..
여름햇살 따갑기 전까지는 하이킹을 한다.
그런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동네의 자전거점이 모두 문을 닫았다.
겨우내 바람이 쓩 빠져버린 자전거..
그래도 내 자전거는 저번 호수 나갈 때 정비를 해두어서 괜찮은데..
다행히 우리가 늘 가는 호수 근처의 자전거점이
늦게나마 문을 연다.
바퀴에 바람 빵빵하게 넣고 달린다.
봄날 속으로..
♥
언덕길을 달리는 밭가로
노란 산수유꽃이 눈에 띈다.
달랑 한 그루라서 더 눈에 띄는 산수유..
올 봄 처음 만나는 산수유꽃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마침 바퀴에 바람 넣느라 뒤처진 내남자 ..
얼른 자전거를 세우고 산수유 몇 컷을 담는다.
어느새 쌔앵 내 자전거를 지나쳐서 가버리는 내남자..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탓으로..
일단 행주산성 아래 잔치국수집에서
국수를 먹기로 한다.
이 국수집을 안지도 십 여년..
그동안 난 단 한 번도 잔치국수를 시켜본 적이 없었다.
늘 비빔국수만을 먹었었는데..
희안하게 오늘은 뜨끈한 국물이 있는 잔치국수가 땡긴다.
세월따라 입맛도 변해가는 걸까..
♬~ Spring Breeze - Kenny G
내남자가 오늘은 나더러 앞장 서 가보란다.
어디든 가보란다.
그런데 어딜 가야할지 나는 방향을 못 잡는다.
바보멍텅구리처럼 머릿속이 하얗다. 방향에 대해서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자전거 탄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가긴 했는데..
늘 가던 한강변이 지겨워 딴길로 가려고 한 것이..
분명히 반대방향으로 달린다고 달렸는데
어찌 달리다 보니 익숙한 한강변 가는 길이다.
어쩐지 달리는 내내 길이 낯이 익더라니..
한강변에서 방향을 틀어 북한산 방향으로 달리다가..
어찌 옆길로 빠져 한참을 달리니 가라뫼 방향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 어렸을적의 추억이 있는 곳..
소만 1단지 6단지..용현초..호수유치원..삼보마트..
아이들이랑 자주 가던 텔레토비 동산..철둑길..
그렇게 추억이 깃든 마을을 가로질러 어찌어찌 달리다 보니..
문득 내 앞에 낯익은 자전거길이 보인다.
내남자가 저 앞에 홀로 가버리더라도..
이곳부터는 자신있게 집을 찾아갈 수 있다.
멈추어 아까 출발할 때 눈에 담아둔 영산화를 담기로 한다.
한참을 사진을 담고 고개 들어보니..
저 멀리 굴다리 밑에서 나를 기다리고 서있는 내남자가 보인다.
가버린 줄 알았는데..
- 벗 님 -
참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ㅎㅎ
저도 미니벨로 하나 있는데...
사진 담느라 요즘 타보지 못했는데...
벗님 글 보니...타보고 싶어지네요..ㅎ
벗님 이야기따라 꽃여행 다닌 기분이네요..
글도 사진도 참 이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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