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의 어느 토요일..
마음 갑갑하여 여느 때처럼 호수로 나가기로 한다.
호수로 달리려다..
문득 우나가 미관광장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말이 생각나..
역시나..저 멀리로 나의 큰 딸 우나가 보인다.
'저..저..저럴줄 알았다니까..'
그래도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건데 교복 입고 가라니까..
"봉사활동인데 걍 평하게 입고 갈래요."
보니..저랑 젤 친한 세열이랑 민수만 사복이고 다들 교복차림이다.
여튼..못말리는 삼총사..쯧~~~
결국 삼선슬리퍼에 세상 젤 편한 헐렁한 차림으로 저렇게 있다.
것두..홍일점으루다..남자애들 틈바구니에서..
여자애들 보다 남자애들이 더 편해서 남자친구가 더 많다는 우리 우나..
봉사활동 하러 나왔다는 놈들이..저러구 수다삼매경..
멀리서 몰래..딸의 모습을 하염없이 지켜본다.
결국 봉사라는 건 아예 흉내도 내지 않고..앉아 수다만 떨다..
자기들의 임무를 다 수행했는 양..우루루 떠나가는 아이들..
그래도 그런 딸의 모습이 나는 사랑스러워..
저 멀리로 콩알만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키고 서있었다.
그렇게 멀어지는 딸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호수로 입성하니..저 멀리 한 무리의 학생들..
우나네 학교교복이다.
반가운 마음에 유심히 바라본다.
봐봐..다들 교복 입구 있구만..몇 놈만 빼구..
얘네들은 고양예술고등학교 아이들이다.
한결같이 올백으로 올림머리를 한 것을 보니..무용과 학생들이 분명하다.
난 가끔 생각한다.
우리 우나를 지가 좋아하는 춤을 마음껏 출 수 있도록..
전문 학교에 보냈으면 어땠을까?
그랬으면 우리 우나가 지금보다 훨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미안해지곤 한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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