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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딸들 이야기

통일전망대에서

by 벗 님 2010. 11. 4.

 

 

 

 

 

통일전망대에서  

 

쏭이는 남자친구랑 문자하느라 여념없고..

우나는 장난스레 포즈를 취하는라 바쁘다.

 

 

 

 

  

 

  

 

 

 

 

 

 

 

 

 

 

 

 

 

 

 

 

 

 난 초등학교 때..

아침에 일어나면 무릎꿇고 두 손 간절히 맞잡고..

통일이되게 해 주세요.그렇게 소원을 빌곤 했었다.

 

아마 중학교때까지 그랬던 거 같다. 

100미터 달리기하다 오지게 넘어져

무릎에 깊고 커다란 상처가 났는데도..

눈물 찔끔거리며 꿇어앉아 소원을 빌었으니..

 

왠지 소원을 빌 땐.. 

무릎을 꿇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기에..

 

 

 

 

 

 

 

 

 

 

  

 

여전히 문자 중인 쏭이..

 

 그 남자애가 어디 있을까?

 아마 두리번 찾고 있는 중인 듯..

 

요즘 한창 사춘기인 울 쏭이..

지나가는 남자애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엄마..저 오빠 괜찮은 거 같지 않아요?"

내 눈엔 영 별루인데..

지 또래거나 오빠뻘의 남자애들만 보면..

다 괜찮은 거 같다고 호들갑이다.

 

 

 

 

 

 

 

 

 

 

 

 

 

 

 

 

우나 초등학교 때..

해마다 6월이면 6.25에 관한 웅변대회가 있었다.

밤을 새워 내가 원고 쓰고..한 달 내내 연습시켜..

3학년 때부터는 학교대표로 늘 참가하던 웅변대회..

 

우리 우나..야무지고 카랑카랑하게 실수 없이 참 잘 했었는데..

그러나..나나 우나나 일 년에 서너번 있던 그 웅변 연습이 참 스트레스였었다.

 

 

중학교 때..장래에 무얼할까를 고민하기에..

아나운서를 적극 추천했더니 절대 싫단다.

웅변하면서 원고 외우는 거에 질려버렸다면서..

아나운서도 그렇게 원고를 외워야 하니 절대로 싫단다.

돌이켜보니..나의 과잉교육이 부른 부작용의 실례인 듯 하다.

 

그래서 울 쏭이는 하기 싫다 그러면 안 시켰다.

그런데..그 점이 외려 미안하기도 하다.

우나는 해마다 반장선거에 사전 연설준비까지 시켜 내보냈었는데..

쏭이는 반장선거에 나가라는 권유도 한 번 해 보지 않았었다.

그런데도 지가 손 번쩍 들어 나가서 이번에 부반장이 되었단다.

 

엄마 나 부반장 됐어..문자가 왔는데..

추카해..답문을 보내면서 쏭이에게 참 미안했다.

 

엄마가 미안해..쏭..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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