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8월 마지막 날이 아빠기일이다.
나 홀로 이틀 먼저 내려가는 길이다.
엄마랑 말벗도 해드리고..
여여하면 엄마 좋아하시는 산에도 가고..
도란도란 엄마랑 장도 보고
아빠께 올릴 제사음식도 장만하고..
♥
예매한 표를 카톡으로 전송해 주며..
몇 번을 확인하는 내남자..
"도착했나? "
"다른 방향 기차 탄 건 아이가?"
"좌석은 바로 찾았나?"
'나 참~누굴 어린애로 아남??'
서울역..
일찌감치 나선 관계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들으며..
오가는 사람들 몰래 훔쳐보며..
1시간은 금방 흐른다.
♬~
To traino feygei stis ochto(기차는 8시에 떠나네) ... Haris Alexiou
내 앞좌석..
모자(母子)인가 보다.
젊은 남자가 엄마인듯 보이는 여자를
살뜰히 챙긴다.
차창 밖을 스치우는 들녘은 가을이다.
노오랗게 익어가는 가을..
며칠 후면 황금빛 들녘으로 변해 가리라..
카페라떼 한 잔 마시며..
지니음악을 들으며..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가을을 느끼며..
울산역..
2시간 15분만에 도착..
"언니야..몇 시에 도착하노? 내가 마중갈게.."
" 뭐하러 그카노? 역 바로 앞에 버스가 있는데.."
" 언니가 집 못 찾아올까봐 그라지..ㅋㅋ"
둘째 랑이가 마중을 온다고 한다.
내가 어리버리하니 영 못미덥긴 한가 보다.
공업탑로타리에 내렸다.
여고 때 내 아지트나 마찬가지였는데..
하도 마니 변해서 어리둥절..
잠시 방향감각을 잃었다.
엄마네집으로 타박타박 걸어가는 길..
이름 모를 가로수꽃길이 예쁘다
어떨 땐 마치 현실이 아닌듯..
어느 날은 까마득한 옛날인듯..
어느 사이
울 아빠 두 번째 기일이 다가오고 있다.
- 벗 님 -
엄마와의 다음 이야기 기다려져요.
동행없는 길이라
시간이 흐를수록
잊지 못 할 시간으로
더 기억에 남을 듯요.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가 배경노래로 들려요
저도 한번 다녀올 일 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있네요...ㅎㅎ
아버님이 벗님 힘든줄 알고 가을여행 기회를 주셨네요...ㅎㅎ
엄마도 만나고...
아빠도 만나고....
현제들도 만나고....
가을도 만나고....
힐링 많이 하시는 여행되시길바랄께요...^^*
'♥삶 >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야네 가을뜨락 (0) | 2015.10.16 |
---|---|
가을빛 가득한 엄마의 텃밭 (0) | 2015.10.15 |
슈퍼문과 과꽃 (0) | 2015.10.02 |
아빠 산소에서 보내는 추석 (0) | 2015.10.02 |
큰댁 형님의 뜰 (0) | 2015.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