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한발 앞서
친정식구들이 도착해서 마침 짐을 내리는 중이였다.
차가 막혀 평소보다 두 어시간 더 걸린 길..
제부들에게 괜히 마안하고 고맙다.
♥
아빠께 차례 지내고..
엄마가 사오신 음식으로 간단히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아빠 곁에서 가을햇살 담뿍 받으며
소풍처럼 한가로운 우리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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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됐나
우리 막내 영아의 분신이고 울 아빠의 아홉 번째 열 번째 손주인
율이랑 담이..
명절이나 어버이날 할아버지 생신엔..
이렇게 매번 손편지를 써서 할아버지께 올린다.
저 하얀 봉투 속엔 하늘나라 계신 할아버지께 드리는
용돈도 들어 있다.
옆 등성이의 할머니 산소에도 인사드리고..
아빠 무덤 바로 옆에 계신 큰어머니께도 절을 올린다.
그리고 아무도 돌보지 않는
나에겐 먼 친척 뻘인 연희언니네 할아버지..
내 소꿉동무 부남이의 할아버지시다.
나에겐 하얀 백발에 지팡이 짚으시고
울 집에 자주 오시던 저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있다.
그래서 항상 아빠 산소엘 오면 연희 할아버지께도 절을 올린다.
얼핏 보면 산소인지도 모를 정도로 허물어져 가는 할아버지의 산소..
안타깝다.
자손이 없어 부남이네 아빠를 양자를 들이셨다고 들었는데..
부남이네 오빠도 젊은 나이에 객사를 하고 ..
부남이네 아버님도 팔순잔치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암으로 급작스레 명을 달리 하셨으니..
이제는 누가 이 할아버지의 산소를 돌볼까..
그동안도 수 십년 돌보지 않은 듯 보이지만..
아빠 산소 올라가는 산 초입에서부터
토실토실한 도토리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어찌나 실하고 통통한지..
엄마랑 나랑 홍랑이랑 둘째제부랑..
도토리 줍기 삼매경에 빠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여기저기 후두두둑 도토리가 떨어진다.
무슨 노다지를 발견한 듯이 기쁘고 신기하다.
엄마 말씀으론 석 대는 족히 될 듯 하다고..
다음 아빠 제사에 내려가면 엄마는 분명 이 도초리로
도토리묵을 해놓으실 것이다.
세 시간 여..
아빠 산소 옆에서 소풍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헤어질 시간..
2주 후면 아빠 기일이다.
그때 또 뵈어요. 아빠..
- 벗 님 -
생각에 잠겨봅니다...
친정아버지...
다음주는 저 혼자서라도 훌쩍 다녀와야겠어요
아버지산소에....
벗님의 따스한 가족...
참 이뻐요
손자들의 편지와 용돈까지 받으시니...ㅎㅎ
저도 벗님네 가족 이야기 들으면서 많은 생각하게된답니다....^^*
추석 명절은 잘 보내셨지요~
남아 있는 사람.
모두 헛헛한 기분이 듭니다.
이글 읽고....^^*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 기회에 소풍가는 것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친척들끼리 따로 만나기도 힘든 요즘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