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사 년 되었을까?
대기업에 다니시는 둘째 아주버님께서 임원으로 승진을 하셨고..
축하인사로 거실이 가득 찰 만큼 난초화분이 들어왔던 모양이다.
그중 난초 화분 몇 개를 우리 집으로 보내셨는데..
꽃빛 화려하던 서양란들은 꽃이 시듦과 동시에 시들시들 죽어버리고..
겨우 동양란 두 개만 울 집 베란다에서 목숨줄을 부여잡고 있다가..
올해 초에 한 개의 난 화분에서 꽃을 피우더니..
며칠 전엔 또 다른 화분에서 꽃대가 올라오더니..
그예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을매나 신기하고 반갑던지..
♥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예민
이틀 전..
이틀 후..
거실 창가 쪽에 노트북 책상이 있다.
베란다 창을 열어두면..
밤에도 낮에도 하늘을 볼 수 있고..
베란다에 둔 화분들의 싱그런 초록빛도 감상할 수 있어..
난 늘 이 자리에 컴을 둔다.
늘 그러하듯 컴 앞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어디선가 그윽하고 향긋한 내음이 난다.
"흠흠~~~뭐지?"
베란다로 나가 무릎 꿇고 고개 숙여 난초꽃을 코 끝에 대고
숨을 깊이 들이마셔 본다.
아? 이 난초꽃에게서 나는 향이다.
열려진 창으로 살랑 바람이 불어와
난초꽃망울 속에 품고있던 향을 함께 실어왔던 모양이다.
바람에 실려온 난향이 이토록 깊고 그윽할 줄이야..
요즘은 아침마다 난초꽃 앞에 엎드려 난향을 맡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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