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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유년의 기억 셋..뒷간

by 벗 님 2010. 5. 19.

 2010.05.19

 

 

 

 

 

 

 

 

 

 

 

 

 

고향 큰 댁에 저런 뒷간이 있던 기억이 난다. 또렷이..

 

정지(부엌)를 지나 뒷꼍으로 가면 뒷간이 있었다.

다섯 살 쯤의 내가 무서움에 바들거리며 나무발치에 발을 걸치고 앉던 기억..

 

 

늘 방에만 누워 계시던

짝은 할매(증조할머니..몸집이 작으셔서 그렇게 불렀다. 우리는..)께서

큰 할매(친할머니..여장부라 불리실만큼 키가 크셨다.) 부축을 받아

담벼락을 짚으시며 ..겨우겨우 들어가시곤 하던 저 뒷간..

 

어느 날부터인가 짝은 할매는 더 이상 걷지 못하시고 ..누워만 계시고..

 

 

 

햇살 따스한 어느 봄날..

키가 아주 크시고 여장부 같으시던 큰할매는

햇살 반짝이는 툇마루에 앉아 나랑 동갑내기이던 사촌 정태의 내복을 벗겨..

옷솔기 사이를 헤집어 이를 잡으시곤 하셨다.

 

 

하도 어리던 시절의 기억이라 조각조각 흩어져 아득하지만..

그 아련하고도 아스라한 유년의 기억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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