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다.
비로소 정식 여름을 맞이한 느낌..
그냥 나 혼자 그렇게 정해 놓았다.
유월이 되어야 비로소 여름이 온 거라고..
운동 후..센타에서 집까지 오는데..
느릿한 내 걸음으로 10분 안팎..
햇살 아무리 따가워도 양산이나 썬글라스를 챙기진 않는다.
집으로 오는 대로변 길가의 아름드리 가로수들이 차양이 되어주니..
굳이 양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들을
곧이 곧대로 보고 느끼고 시퍼서..
까만 썬글라스도 되도록이면 착용하지 않는다.
일부러 녹음 우거진 공원길로 빙 돌아가는데..
3단지 쪽에 장이 열렸다.
요즘 배추시세가 어쩌나..한 번 장터를 둘러보다..
장은 안 보고..화분 두 개만 달랑 사 왔다.
♥
만데빌라
트리안
트리안과 만데빌라..
둘 다 생명력 강하고 넝쿨처럼 줄기가 싱싱하게 뻗어나가..
내가 좋아하는 놈들이다.
전에 키우던 트리안은 분갈이를 잘못 해서 사망했고..
그렇게 무성하게 잎사귀를 매달고 간혹은
빠알간 꽃도 피워내던 만데빌라도..
몇 번의 겨울을 나면서 시름시름..
겨우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물론다 내 사랑과 정성이 부족한 탓이다.
해서 보상심리로 트리안과 만데빌라를 다시 또 구입했다.
이번엔 싱싱하고 무성하게 잘 키워보리라고..
트리안과 만데빌라를 큰 화분으로 옮겨 심고..
작은 화분에 빼곡하게 자라 요즘들어 생기를 잃어가는 스킨다부스를..
반으로 갈라 두 개의 화분으로 분양하고..
꼴랑 고거 하는데 오후의 반틈을 살라먹고..
늦은 저녁 코난쌤 방송댄스 수업에 들어갔더니..
저번 스승의 날 챙겨주셔서 고맙다고..
코난쌤이 작은 화분을 주신다.
후훗~
코난스러운 선물..내 맘에도 쏘옥 든다.
화분 이름이 무어냐니깐..모르신단다.
그냥 물 주니까 잘 자라더란다. ㅎ~
햇살 가장 잘 드는 부엌 창가에 두었다.
사실 화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모름지기 식물이란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하거늘..
내게 한 뼘의 땅만 있더래도 화분 같은 거..
키우고 그러진 않을 것이다.
땅의 수분과 기운과 영양분을 공급 받고..
비와 바람과 햇살을 맘껏 누리며..
모름지기 식물은 그렇게 자라야 가장 싱그럽고 이쁘거늘..
그래도 아침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베란다로 나가..
몇 개 되지도 않는 나의 화분들을 바라보며..
밤새 요놈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쪼그리고 앉아 관찰하는 일이다.
간혹..새쑨이 돋았거나 꽃봉오리가 피었거나..
그러면 새삼 반갑고 기쁘고 생명의 경이감까지 든다.
내가 참 행복한 순간이다.
새벽 한 두시까진 끄떡없었는데..
요즘은 낮잠을 자도 자정만 넘으면..
헤롱헤롱~~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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