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이 어렸을 적엔 세뱃돈이나 친지들께 용돈을 받으면..
너희들 이름으로 저금을 한다는 명목으로 내가 다 수거했었다.
그러다가 딸들이 조금 머리가 굵어지면서..
우리가 받은 용돈을 왜 엄마가 다 가져가냐는 항의가
거세게 들어오기 시작했고..
나는 딸들과 적정선에서 타협을 봐야 했다.
결론인 즉슨..세뱃돈 받은데서 50%는 무조건 저금하기..
나머지는 니들 맘대로 써라..허용을 해주었다.
요것들이 50% 내어 놓으면서도 투덜투덜대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순순히 내어 놓는다.
그러면 나는 딸들의 이름으로 된 통장에다 그 돈을 저금하고..
곧바로 딸들에게 통장의 불어난 잔고를 확인시켜 준다.
이 엄마가 떼어먹지 않았다는 신뢰감을 주지시키고..
그래야 다음에 또 순순히 내어 놓기 때문이다.
남은 세뱃돈으로 홍대에 나가서 쇼핑을 할 거라는 딸들..
서운하게도 엄마도 함께 가자는 얘기가 없다.
내가 지들이랑 함께 다니는 거 대따 좋아하는 거 알면서..
그러나 한편 딸들이 이해되어 지기에..
서운함은 제쳐두고..그러려니..한다.
자매끼리.. 둘만의 데이트도 필요한 거지..
이 엄마가 끼면 다소 불편한 지들만의 수다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쇼핑하러 가면..
내가 자꾸 비싸니 어떠니 딴지를 거니..
그런 간섭이 싫어서일 것이다.
둘이서 순대국 한 그릇씩 먹고..
홍대거리를 쏘다니며 잔뜩 쇼핑을 했단다.
옷이며 구두며 가방이며 악세사리..
쇼핑백을 잔뜩 들고 귀가한 딸들..
남은 세뱃돈을 거의 다 탕진하고 왔단다.
그러고는 둘이서 식탁에 앉아 오늘 쓴 돈을 계산하구 있다.
둘이 같이 쓰는 거는 똑같이 분담하고..
각자 쓸 거는 개인부담하고..
둘이서 칼같이 돈계산을 하구 앉았다.
이제는 믿거니..한다.
딸들이 돈을 흥청망청 쓰든 요령있게 살뜰히 쓰던..
별로 간섭하지 않는다.
10원 한 장 허투로 쓰지 않고 아등바등 살아온
이 엄말 닮아라..
절대 말하구 싶지 않다.
갖고 시픈 거..먹고 시픈 거..쓰고 시픈 거..
하고픈 거..다 하면서..
그렇게 살아라..말하고 싶다.
거실 쇼파에다 쇼핑한 옷가지들을 널부러 놓고..
입었다 벗었다..참 행복해 하는 딸들..
♬~ 윤건 - 걷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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