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도 더 되었다.
애들 고모가 저 액자를 보내준 것이..
부산의 어느 유명한 절에서 스님이 집접 제작한 것으로..
저 액자를 걸어두면 집안에 돈도 복도 마구마구 들어온다며..
반드시 집이든 내남자 사무실이든 걸어두라고..
저 액자가를 주문하는데 수십만 원은 들었다고 했다.
나도 내남자도 그런 걸 믿지 않는 편이라..
고모가 괜한 돈만 허비했다며
저 액자를 박스째로 집안 구석자리에 쳐박아 두었다.
그렇게 4년여..구박덩어리로 창고 옆 한편에 버려졌던 저 액자..
집안정리를 하다가 눈에 뜨이길래 문득 ..
저 액자를 꺼내어 걸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액자 속에는 24k 금박으로 된 달마대사가 코팅된 그림이 4개 들어있었다.
나는 내남자랑 아이들에게 하나씩 부적처럼 갖고다녀라 챙겨주고..
내 지갑에도 하나 챙겨 넣어두었다.
사는 일이 갑갑하고 막막할 때..
사람들은 무언가에 의존하고 싶어 한다.
내 주변에도 간혹 점집을 찾는 여인네들이 있다.
난 여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오죽 사는 일이 갑갑하면 그럴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저런 것들이 무슨 기운을 주고 행운을 가져다 주겠냐 마는..
나도 마니 답답했던가 보았다.
믿진 않지만 밑져야 본전이다는 마음으로..
저 액자를 고이 걸어두고 저 달마대사 부적을 들고 다닌다.
나..사는 일이 좀 힘이 드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