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 기제삿날이다.
내 생일 하루 전날이기도 하고..
4년전 내 생일 날..
아버님이 쓰러지셨다는 비보를 받았다.
시아버님..시댁 큰아버님..시할아버님..그리고 울아빠..
다들 입이라도 맞추신 듯..
시월..참 아름다운 계절에 먼길들을 떠나셨다.
해서 시월이면 내남자가 바쁘다.
삼형제의 막내이면서도 굳이
본인이 그 기제사를 다 챙겨야 하는 줄 안다.
아버님보다 이틀 먼저인 큰아버님 제사에
꼭 참석해야 한다며..
이틀 전에 미리 시골로 내려간 내남자..
나는 아버님 제삿날에 맞추어 KTX 타고
홀로 시골로 내려가는 길이다.
♥
이틀 전..
내가 탈 기차표를 예매해서 냉장고에 붙여두고 간 내남자..
몇 번이나 전화가 와서는
"기차표 잘 챙겨라.."
"혹시 잃어버릴지 모르니 폰에다 사진으로 저장해 두어라.."
아무리..차표 챙겨서 기차 하나 못 탈까봐..
몇 번을 전활 하는 지..
출발하는 당일에도 아침부터 전화다.
지하철 탔냐구 ..
역에 도착했냐구..
좌석표 확인했냐구..
자리 앉으면 전화하라구..
행신역
내남자가 하도 걱정을 해서 너무 일찍 서둘렀나 보다.
행신역에 도착하니 출발시간까지 45분이나 남았다.
대구까지 2시간..
창 밖의 풍경을 보다가..음악을 듣다가..꾸벅 졸다가..
동대구역에 도착..
파티마병원 가는 육교 아래서 마중 나온 내남자랑 접선한다.
다시 시골까지 1시간..
내남자랑 어머님께서 장은 다 봐두셨고 떡도 다 해놓으셨고..
큰댁 형님께서 아침일찌기 나오셔서 전도 이미 다 부쳐놓고 가셨다.
제삿날이라 해도 며느리인 내가 할 일은 딱히 없다.
둘째 형님 오시면 저녁에 국이랑 탕 끓이고 나물이나 무치면 될 것 같았다.
시댁에 오자마자 점심 먹고..
그간 피곤했던지 낮잠에 빠진 내남자 곁에서 나도 일단 한숨 잤다.
여튼 나같은 뻔뻔한 며느리도 없지 싶다.
둘째 형님네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평일인데다 다들 내일 출근해야 한다며..
제사는 저녁 일찌감치 지내기로 했단다.
대구..의성..작은아버님네가 도착하시고 큰댁도 오시고..
그렇게 아버님 제사를 모시고..
잘 가라..수고했다..조심히 가거라..
서로 애틋이 인사 나누며 각자의 집으로 출발한다.
나는 참 오래..시댁이며 시댁 친척들께 마음을 열지 않았다.
물론 겉으로 표내어 내색하지 않았지만..
나는 시댁이..시집이..무척 싫었다.
그러나 그 세월이 무어라고..
그럭저럭 흘러온 세월이 쌓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정이란 게 쌓였던가 보다.
아니..그 보다도 내남자가 우리 집에 지극정성으로 잘 해주니..
그동안 시댁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으로 꽉 차 있던 내 마음이
서서히 풀렸던 것 같다.
여튼 오지랖 넓은 내남자..
친가며 처갓집이며..
무슨 일이 있으면 혼자 나서서 다 할려고 하니..
삼형제의 막내이면서도 자기가 아니면 아무 일도 안되는 줄 아는지..
결국..울아빠 제사에..큰아버님 제사에..아버님 제사까지 모시고..대구 고모일까지..
지금 허리병이 나서..에구에구~~하며 몸져 누웠다.
성격이다.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1213
♬~~
가슴 깊이 묻어도
바람 한 점에 떨어지는
저 꽃잎처럼 그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
- 벗 님 -
역에 풍경이 멋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잘봤습니다.
전 그냥 폰으로 사진을 찍는답니다.
그냥 소소한 일상을 담는 거라..
먼 길 갈 땐..ktx가 빠르고 편해서..
가끔 이용한답니다.
어디 먼 길 가실 일 있으시면.. 이용해 보셔요.^^*
무척 다정하신 모습으로 상상됩니다.
잔잔하신 글 읽었습니다.
고운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식 취하시며
즐겁고 행복한 주말되세요
감사하는 마음전합니다 ~~~**
안되는데‥
즐거운 가을이 되시길 ㆍㆍ
무슨 생각을 저리 하실까...
동대구역
총각시절 많이도 왔다갔다 했드랬는데
왜그랬게요? ㅎㅎ
갑자기 그옛날 눈물흘리며 배웅해주던 여자친구가 생각나네요.......뻥인거 아시죠...
하옇튼 벗님은
신랑 잘얻으셨어요
전 반에반에반도 못쫓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