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구경하다가 큰댁 형님께 잠시 인사 드리고 나오는 길..
큰댁 마을 입구 낡은 벽돌담장에 기대어..
하얀 망초꽃이 사무치게 피어있다.
망초꽃을 담다가 망초꽃 너머의 딸들을 담는다.
♥
쏭이 기집애.. 까불다가 유리에 손을 베었다.
일주일 전의 일이다.
심야에 응급실 가서 세 바늘 꿰맸는데..
알러지 체질인 쏭이 ..
부분마취제 주사를 맞고는 쇼크가 와서..
하얗게 핏기 하나 없이 질리더니 비틀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한다.
병원 와서 병을 만든다더니..
여튼 ..그렇게 간 떨어지는 소동이 한차례 있었고..
내일이면 일주일째..실밥 뽑아야 흉이 남지 않는다는데..
명절에 시골에 문을 연 병원이 있을지..
오물오물~~퇘퇫~~
큰엄마가 주신 탱글탱글한 포도를 먹고있는 딸들..
딸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네들..
다시 엄마 뱃속에 넣어서 다시 태어나게 하고 시퍼..
그래서 다시 키워보구 시퍼.."
"엄마, 그래봤자 지금이랑 별 차이 없을 걸.."
"그래..사실 이 엄마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이쁘게 키울 자신이 없어."
♡
맞아..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해도..
더 멋지게 살 수도..
더 애틋하게 사랑 할 수도..
없을거야.
나는 나니까..
내 삶도..내 사랑도..
이만큼이고 ..여기까진 거야.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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