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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아빠산소 가는 길

by 벗 님 2014. 9. 16.

 

 

 

 

 

 

 

아빠산소 가는 길..

 

엄마께 전화를 넣으니..

차가 하도 막혀 시간이 걸릴 거 같다고 하신다.

고향마을에 거의 다 온 우리는 갈바람 솔솔한 휴게소 벤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내남잔 코까지 골며 오수에 빠져들고..

우리 옆 벤치엔 성묘를 다녀오는 가족들인지..

지글지글~~고기판이 벌어졌다.

 

 

 

 

 

 

 

 

 

 

 

 

 

 

 

 

 

 

우리 뒤를 이어..엄마를 모시고 온 막내 영아네 가족이 도착하고..

 

나머지 가족들이 올 동안

 

아빠산소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펴고 잠시 쉬는 아이들..

 

내 생명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런 피붙이들..

 

 

 

 

 

 

 

 

 

 

 

 

 

 

 

 

 

보통때 같으면 3시간 정도의 거리인데..

오늘은 차가 막혀 4시간여 고생을 했단다

네째 홍주네만 빼놓고 우리 다섯 자매들 다 모였다.

 

언제나 그렇지만 우리 착한 제부들이 너무 고맙다.

명절 당일날 처갓집 장인어른 산소에

차례 지내러 오는 사위들이 몇이나 될까..

본가 차례 얼른 지내고 이렇게 먼곳까지 기꺼이 달려와준 제부들이..

너무나 고맙다.

 

저번 벌초 때도 울아빠 산소는 세째 제부랑 네째 제부가 해주었단다.

울아빤 참 복두 많으시지..

 

"너무 고마워요..제부들.."

 

 

 

 

 

 

 

 

 

 

 

울아빠 무덤 앞에 핀 내 키를 훌쩍 넘긴 키다리 코스모스

 

작년 가을.. 엄마가 코스모스씨앗을 흩뿌려 두셨단다.

 

아직 달랑  한 송이만 꽃을 피웠지만 곧 ..

 

파아란 하늘을 배경 삼아 하늘하늘~피어들 나겠지.

 

 

 

 

 

 

 

 

 

 

 

 

 

 

 

 

엄마랑 동생들이 준비해 온 명절음식과 나물로..

커다란 양푼이에 쓱쓱 비빔밥을 해서 푸지게 먹고..

아빠산소 주변에 떨어진 토실토실한 도토리도 줍고..

 

아빠 살아실제 그러했던 거 처럼..

아빠 곁에 우리 식구들 다들 모여 명절의 한나절을 보낸다.

울아빠..마니 좋아하셨으리라..

 

 

 

 

 

 

 

 

 

 

 

 

 

 

 

 

♬~~ 꽃을 바치나이다 - 법능스님

 

 

 

 

 

빛바랜 꽃은 걷어내고..알록달록 고운 꽃을 바친다.

 

생전 울 아빠가 즐기시던 커피와 담배도 빠트리지 않고 바친다.

 

아빠 무덤 위의 잔디가 파릇파릇 무성해지니 고마운 맘이다.

 

울 아빠가 가장 그리워하시던 고향땅 뒷산에 ..

 

울 아빠가 가장 사랑하시던 할머님이랑 맏엄마랑 함께 계시니..

 

나는 크게 슬프지는 않다.

 

울 아빠 하늘나라에서도 편안하실 거라 의심없이 믿으니..

 

 


"아빠, 또 올게요."

 

돌아서는 마음은 언제나 무겁다.

 

발걸음이 쉬이 떼어지지 않아 자꾸자꾸 뒤를 돌아본다.

 

 

'울아빠..허전하시겠다..'

 

 

 

 

 

 

 

 

 

 

 

 

 

 

 

 

- 벗 님 -

 

알콩달콩한 단란한 가족 얘기 잘봤습니다.
다섯 자매 다복 하십니다.
좋은 저녁 되십시요.

1남 5녀..

막내가 남동생이예요.

울엄마에겐 금지옥엽인 아들..ㅎ~


제겐 천국이랍니다. 친정이..

참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왔답니다.

그냥님께서도 다복한 한가위 보내셨겠지요?
마음이 많이 아리셨겠습니다.
잔디가 아직 다 자리잡지 않은것 보면 그리 오래전 아픔은 아닌듯한데...

어머님 많이 위로해주세요...^^

그래도
자식들...사위까지 이리 오손도손 모여 성묘를 오니
천국에 계신 아버님도 마음 흐믓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부모의 바램이 뭐 있겠습니까...그저 형제지간에 우애깊게
서로 챙겨주며 사는 모습이겠죠..

아버님은 참 복 많으신 분이십니다....^^*

네..아직 첫 기제사 전..

일주일 후면..딱 1년..

근데..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그리움은 갈수록 짙어지고 깊어진다는데..


그래도..왠지 울아빠..

계신 그곳이 참 편안하실거란 믿음이 있어요.


딸 다섯..

다섯 사위들..하나같이 순하고 착하니..

처갓집일 발 벗고 나서주니..

울엄마아빠 ..복이시죠.^^


다섯 딸 중에..제가 맏이인데..

제가 젤루 철이 없어요. 진짜루요..


가슴이 또 찡하고 허전하제?

난 이번추석에는 몸살나서 산소 안갔다~~~
대신 벌초하면서 인사했다~~

추석에 웬 몸살??

애인님 대신 찌짐이라도 부친겨?

어머님..걱정하셨겠다..

다섯 딸 중에 ..제가 맏이인데 ..
제가 젤루 철이 없어요. 진짜루요..

그러시기에 벗님이십니다
그렇지 않으시면 벗님 아닙니다.






화요일이 울아빠 첫 기제사예요.

낼 저녁.울산 내려갈려구요.


이 세상에서..

벗님을 가장 속속들이 알아주고 이해해주는..단 한 사람..

그래서 고맙고 소중한 사람..

하늘에 감사하고픈 인연..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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