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2월 4일. 수. 맑음
오늘도 하루해는 모범생마냥
지각하지 않고 서산마루를 넘어가고 말았다.
0시 조금 넘은 시각 ..
요즘은 잠이 쉬이 들지 않는다.
♥
아스라이 떠올라오는 추억..스쳐지남..만남..그리고 이별..
안녕.. 한 마디 미소말 않고 나는 먼저 찬바람처럼 돌아서 총총..
멀어져가는 허수아비의 마음을 가진 아이..
이런 아이를 사랑해주는 사람 생각에 한 방울 스며오는 눈동자의 아픔을..
가슴에 쓰린 맺힘을 자꾸만 배워가는 나는 둔재 소녀..
사랑 하나 제대로 못하는 나는 못난 아이..
아~진실한 사랑 하나 하고 싶다.
벗님..
내 진정 당신에게만은 아낌없는 사랑을 바쳤을까요?
아~그렇지를 못합니다.
너무도 외로와서 당신을 불러보곤 하였지만..
못잊히게 그리워
눈물 흘리며..별을 보며.. 당신의 환상을 쫓아다녔지만
아~난 진정으로 사랑하진 못했습니다.
그렇지요?
떠오르는 생각이 내겐 가슴 저미는 아픔이라 해도
애써 지우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아픔을 먹으며
그보다 더한 아픔도 먹을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그 어떠한 두려움 앞에서도 도피하진 않는다.
♬~ 나무의 꿈-인디언 수니
꽃나무 - 이상
벌판 한복판에 꽃나무가 있소
근처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를 열심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섰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게 갈 수 없소
나는 막 달아났소
한 꽃나무를 위하여 그러는 것처럼
나는 참 그런 이상스런 흉내를 내었소
- 스무살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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