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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아름답게만 흐르는 파란 슬픔

by 벗 님 2014. 8. 24.
 

 

 

 

 

♬~~ Yesterday once More (1985 Remix) Carpenters

 

 

 

마흔여덟의 사진을 올려두고

 

스무살의 이야기를 끄적입니다.

 

마음은 벗님을 만나던 열 네살..

 

그 날에 머문 채로..

 

 

 

 

 

 

 

 

 

 

 

 

 

 

 

 

87년 2월 6일.금. 맑음

 

 

 

음률 속에 마음을 주어버릴 땐

난 정말 아가보다 천진한 마음으로 목청껏 노래를 합니다.

강아지풀이 목에 걸리운 듯 목구멍이 칼칼합니다.

 

밤처럼 잠기운 목소리로 가사도 모르는 팝송을 흥얼거립니다.

<보이죠지>의 노래인데

고 2때 내 짝이 교실에서 쉬는 시간만 되면

목이 터져라 불러대던 노래입니다.

노래를 하는 건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건지..

다른 애들이 찡그리는 건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하게 노래하던 짝과 함께 그 시절이 그리워옵니다.

 

 

파도처럼 가슴으로 밀려오는 귀여운 친구의 미소가

빙그레 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안함에 마음이 수그러지며 ..

아~나는 그 친구를 찾고만 싶어집니다.

다시 찾게 된다면 아낌없이 좋아하겠습니다.

그 아이의 눈물 단 한 방울도 나로 인해 떨구게 하지 않을겁니다.

 

 

 

 

추억이란..

 

마냥 그리운 눈물이고 마는가 봅니다.

 

아름답게만 흐르는 파란 슬픔이고 회색빛 후회입니다.

 

 

 

 

 

 

 

 

 

 

 

벗님..

 

이렇게 나는 그리워 아파하며 후회의 눈물을 긋고서 살아왔습니다.

우정에 태만하였고 내 스스로 부끄러운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6년을 한결같이사랑하던 친구 하나를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차라리 만나지 않는다는게 옳은 말입니다.

그애도 나도 너무 사랑을 하기에 오히려 만날 수가 없는게지요.

만남의 순간 우리 사랑의 성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것만 같아..

아~나는 차라리 그리워만 하며 울고 말아버립니다.

 

 

벗님..이제는 압니다.

 

삶이란..

지치도록 열심히 무언가를 할 때 한 걸음씩 걸음마 할 수 있음을..

몸과 마음이 노곤하도록 뿌듯함을 느껴보았을 때..

나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가는 길..

 

그 목적지가 있고.. 나는 그리로 향해

 

아름답고 정열하게 또박또박 걸어가는 방법을

 

어렵게 터득하고 있습니다.

 

 

 

 

 

 

 

 

 <스무살 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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