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가는 길이다.
쏭이네 학교 방과후 수업비를 입금하러 가는 길이다.
촌스러운 나는 인터넷뱅킹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
해서..몸소 농협까지 가는 길이다.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맞은편 화단에 노오란 산수유가 보인다.
우리 동네에서는 처음 만나는 산수유꽃이라 화들짝 반갑다.
◆ 산수유꽃
도로가 화단에 피어난 노오란 산수유꽃에서
봄내음이 물씬 난다.
개나리 보다..진달래 보다..
봄을 먼저 알려주는 참 부지런한 꽃..
농협 볼 일 보고 돌아오는 길..
예쁜 전원주택이 즐비한 동네를 둘러보기로 한다.
전직 대통령도 살았고 연예인 누구누구도 산다는 동네..
예쁜 집..예쁜 울타리..예쁜 우체통..예쁜 정원..
부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부자동네라고 봄꽃이 먼저 피어나는 건 아니다.
어느 집 정원에 달랑 한 그루..저 산수유꽃이 피어있었다.
반가워..간을 콩닥이며 폰에다 얼른 꽃을 담는다.
◆ 생강꽃
동네 골목길 어느 집 울타리 안에
몽글몽글 생강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길가나 공원길에 산수유꽃은 흔하지만
생강꽃은 귀한 편이다.
해마다 이 집 담장에서 만나는 생강꽃은
나에겐 봄의 전령사인 셈이다.
산수유꽃
생강꽃
사람도 흡사하게 닮은 사람이 있듯이
분간이 아리송할 정도로 닮은 꽃도 있다.
산수유꽃과 생강꽃..
몇 해 전만 해도 산수유꽃이랑 생강꽃을 구분하지 못했다.
더 더 옛날에는 봄이 되면 가장 먼저 피어나던 저 노란 꽃이
개나리인가? 갸웃거릴 정도로 꽃에 대해 무지했었다.
그러나 이젠 산수유랑 생강꽃을 확실하게 구분할 줄 안다.
좀더 몽글몽글하고 꽃이 가지에 붙어서 피는 것이 생강꽃이다.
꽃의 생김으로는 몽글몽글한 생강꽃이 조금 더 사랑스럽다.
들과 산은 연두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한다.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그렇게 내 생애 마흔 여덟번째 봄날이 열리고 있다.
다시 못 올 이 봄날의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야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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