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무렵..
쇼파 바로 위의 부분등을 켜고 쇼파에 기대어 편한 자세로 책을 읽으려는데..
글자가 어른어른..이런 적은 처음이다.
화장품이나 약품등의 아주 작은 설명서글 같은 건
희미하게 겹쳐보여 제대로 읽지 못한 지는 좀 되었지만..
이렇게 책을 읽는데 글자가 어른거리기는 처음이다.
어둔 저녁이였고 형광등불빛이 조금 희미하긴 했지만..
책을 읽는데 불편을 느낀 건 처음이여서 내심 당황스러웠다.
♥
하는 수 없이 내남자의 돋보기안경을 찾아 끼고서 책을 읽기로 한다.
돋보기를 끼니 글자가 또렷하고 선명하게 보인다.
속이 다 후련하다.
책을 읽다가 문득..
이것도 내 인생의 일대사건이다 싶어..
돋보기안경 낀 기념으로 셀카를 남긴다.
뭔 좋은 일이라고..나두 차암~~
동그스름한 얼굴에 눈이 예뻐서?(지송~)
안경을 끼면 인물이 죽는 편이라..
나랑 안경은 참 맞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웬일로 내남자 돋보기안경 내게 어울려 보인다.
♬~~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박강수
아서 아서 꽃이 떨어지면 슬퍼져 그냥 이 길을 지나가
심한 바람 나는 두려워 떨고있어 이렇게 부탁할게
아서 아서 꽃이 떨어지면 외로워 그냥 이 길을 지나가
빗줄기는 너무 차가워 서러우니 그렇게 지나가줘
검은 비구름 어둠에 밀리면 나는 달빛을 사랑하지
이런 나의 마음을 헤아려주오.
맑은 하늘과 밝은 태양아래 나를 숨쉬게 하여주오
시간이 가기 전에 꽃은 지고 시간은 저만큼 가네
작은 꽃씨를 남기고 길을 따라 시간을 맞이하고 싶어
바람을 기다리네 바람을 기다리네
작년이였나? 재작년이였나?
어느날 갑자기 내남자가 돋보기안경을 사와서 끼기 시작하는 것이였다.
돋보기안경을 끼고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내남자가 낯설기도 하고..
돋보기를 콧잔등에 걸치고 멀찌감치서 글자를 보는 내남자가
부쩍 나이들어 보여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었다.
그래도 나는..
지금까지 좌우 1.2, 1.0 대를 유지하는 시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하나 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흰머리는 그렇다손 치지만
이렇게 급작스레 노안이 올 줄이야.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고..
이젠 나도 별 수 없구나..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어쩌랴..세월 앞에 장사 없다거늘..
- 벗 님 -
하지만 청춘처럼 밤새 책읽기 언감생심입니다. 필히 한시간이상 계속 착용은 금물입니다.
눈 眼이 자꾸 망가지니까요. 세월이 흐르는것 어찌할수없읍니다만 부정할수도없고 긍정적
으로 사고하면서 성숙의 미를 가꾸어나가는것이 지혜일것입니다. 돋보기는 굵은 뿔테라야
제멋입니다. 벗님은 내남자 돋보기라도 어울림니다만--조용한 내심, 참으로 곱고 아름답습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불과 몇개월사이에 갑자기 거리가 20CM에서 30CM로 잔글씨 보이는거리가 멀어져~~~
토비콤이라도 좀 먹어야 할듯~~
그러나 것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드려야 해요.
힘내세요 여전히 예뻐요
벗님도...드디어 오셨군요...추카드립니다....진심으로...ㅜㅜ
먹어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저도 작년에 어머님기일에 책을 읽는데 글자가 흐릿하게 보이더군요.
순간 많이 당황했어요.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 누나가 돋보기를 건네 주더군요.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 글자.
형언할 수 없는 서러움같은 것이 몰려오더군요.
아직은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안경이 정말 잘어울리세요^^ 쩔어요~
저는 5년 전 즈음 돋보기 맞췄다는..
노안이라 시력하고는 상관없더라구요..
저도 좌우 시력은 1.5, 1.0인데 그래요..
순리대로 받아들이고
멋진 돋보기 하나 맞추세요..편하게
점점 노안이 올 시기인가 보군요.
저도 처음 노안이 왔을때 깜짝 놀랐었는데....
이젠 누진다촛점 렌즈 안경을 하고 다니네요~ㅎ
저두 40대 후반에 온 것 가타요,
지금은 다촛점 렌즈를 끼고 있구여,
세월 비껴갈 수 없지요.....
차곡이 윗 어른들을 닮아가공,
이쁜 시람들은 뭘 해두 이쁘다니깐요
우등생 아주 지적인 뇨자로 보입니다....진짜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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