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엔..
다들 무얼 하고 보내시나요?
전엔..아이들 어릴 적엔..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제일 먼저 트리를 만들었었다.
깊은 밤 거실 한 모퉁이에서 반짝이는 트리가
그렇게 따스하고 정겨울 수가 없었다.
어둔 거실 한 켠에 동그마니 움크리고 앉아
명멸하는 트리의 불빛을 바라보는 것을 즐겼고 좋아했었다.
어느 집의 베란다에 트리 불빛이 밤을 밝혀 반짝이고 있으면..
그 집은 다른 여느 집들보다 단란하고 행복해 보였다.
어느 해부터인가..
나는 더 이상 트리를 만들지 않는다.
딸들도 트리가 있고 없고..별다른 감정의 기복이 없는 듯 하다.
그저 시큰둥 하니..
딸들의 그런 시큰둥한 반응 때문이었을까?
나도 점점 트리에 대한 애착이 희미해져갔던 것 같다.
그렇게 트리 없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면..
매번 마음 한 구석에 약간의 허전함이 자리잡곤 한다.
내 생애 마흔일곱 번째의 크리스마스..
지금은 새벽 03시 42분..
나와 딸들은 지금 말똥말똥 깨어있다.
우나는..
내일 남자친구에게 줄 산타인형을 손수 만들고 있다.
엄청 귀차니스트인 우나가..
해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손수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나는 매번 신통하다.
예전 딸들이 뜨게질 하다가 완성하지 못한
털실뭉치를 꺼내놓았더니..
새삼..뜨게질에 열을 올리고 있는 쏭이..
맞아..
우리 학창시절에도 해마다 이맘때면 뜨게질이 유행처럼 번졌었지.
그리고 우리는 손수 카드를 만들었었다.
카드를 만들고 속지에다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그렇게 친구들에게 줄 카드를 손수 그리고 만들며
온밤을 지새운 날도 많았었는데..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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