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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天의 바람이 되어

by 벗 님 2014. 1. 6.

 

 

 

 

 

울산 가는 버스 안에서 차창을 스치우는 풍경을 담곤 한다.

무심히 스치는 창밖을 응시하다가..

순간적으로 마음이 머무는 풍경이 있다.

그럴 때면 한발 늦게 카메라를 꺼내어 지나가는 풍경을 담는다.

 

울산까지 5시간 반의 거리..

그래도 그렇게 버스 타고 아빠 병간호하러 오가던 그 때가..그립다.

 

버스 차창에 기대어 창을 타고 흐르는 빗물처럼 눈물도 흘렸지만..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지난번 백운산 야간산행 후..

산에서 내려와 폰을 점검하니..초등친구 아버님의 부고소식이 와있었다.

며칠 전엔 초등친구 한 명의 부고소식도 떴었다. 심장마비라며..

요즘들어 종종 부고문자가 뜨곤하지만..동창모임에 나가지 않는 난..

이름도 가물한 초등친구 부모님의 부고를 꼬박 챙기진 않는다.

 

그런데..철규아버님의 부고소식이다.

다른 친구들은 몰라도 우리 체조부 친구들의 경조사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한다.

저번에 울아빠 장례식에도 제일 먼저 달려와준 친구들..

정화에게 전화를 하니..

벌써 장례식장 앞에 다들 모여서 해운대에서 오는 하연이만 오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다.

 

철규에게 더 특별한 것은 여고시절 나의 마니또였던 정애..

정애랑 같이 사는 놈인 까닭도 있다.

대학 때 몇 번 만난 이후 이십 여년 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

정애의 남편이 철규다.

날씬하고 예뻤었는데..무척 순박하고 착했던 정애..

여전하겠지..

 

 

다음날 첫차로 울산으로 내려간다. 겸사 엄마도 보구..

정말 정말 오랜만에 철규랑 정애도 만나구..

 

 

 

 

 

 

 

 

 

 

 

 

 

 

 

 

천개의 바람되어 - Akikawa Masafumi 하모니카 연주

 

 

 

天의 바람이 되어 (작자미상) 

 

나의 무덤 앞에 서있는 당신 더 이상 울지 말아요.그곳엔 내가 있지 않아요. 잠들어 있지 않아요.천의 바람으로 천의 바람되어 저 넓은 하늘 위에서 자유롭게 날고 있어요. 가을이면 따사로운 빛이 되어 논과 밭을 비추어 주고요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되지요.아침이면 소리새 되어 잠든 당신을 눈뜨게 하고요밤이면 어둠속에서 별 되어 당신을 지켜주지요.  나의 무덤 앞에 서있는 당신 더 이상 울지 말아요.그곳엔 내가 있지 않아요.죽었다고 생각말아요.천의 바람으로 천의 바람되어 저 넓은 하늘 위에서 자유롭게 날고 있어요.

 

 

 

 

 

 

장례식장 앞에 저 비석이 서 있었다.

 

망연히 서서 찬찬히 저 시를 읽었다.

 

 

天의 바람이 되어..

 

하늘의 바람으로 자유롭게 날고 있으니..

 

더 이상 나를 위해 슬퍼하지 말라는..

 

 

 

죽은 자가..

 

산 자를..

 

위로하는..

 

 

 

 

 

 

 

 

 

 

 

- 벗 님 -

정애랑철규는 잘 살고있던가요~~~ㅎㅎ
부부가 됐군요

먼길오면서 많은생각을 했군요.

울산도 여기저기 좋더라구요
벗님
푸근한 겨울 참 좋지요^^

네..미국에서 잘 나가는 무역회사 다니며..잘 살고 있답니다.

정애는 애들이랑 입국하는 절차가 늦어져..장례식장에선 못 봤구요.

꼭 보고 싶었는데..

왜..스무살 일기에 보면..정애랑 주고받은 편지글이 간혹 나오잖아요.

그 친구거든요.ㅎ~


울산..공해네 지든 도시에서..지금은 여러가지로 참 좋아졌어요.

저에겐..윤수일처럼..제 2의 고향..이지요.ㅎ~

에효~~
친구도 열심히 운동하고 잘챙겨~~~
옆지기도~~

혈압 있으면 겨울 아침운동은..조심해야 혀~~

건강에 대해 자만은 금물..

늘 조심!!!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위로하는 글...

가슴 짠합니다...^^:::

마음이 힘들 때..

저 글이 위안이 되었어요.


정말..하늘의 바람이 되어..

자유로이 훨훨 날고 계실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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