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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시아버님의 세 번째 기일

by 벗 님 2013. 10. 21.

 

 

 

 

 

시댁에 도착하니 큰댁형님이랑 숙희아가씨가 오셔서..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전 부치는 일을 다 해놓고 가셨단다.

 

작년 아버님제사 이틀을 앞두고 급작스레 큰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

그래서 아버님 제사준비를 다 해두고 결국 제사를 올리지 못했다.

어머님은 작년에 제사상도 받지 못한 아버님 제사상에..

올해는 이것저것 많이도 올리고 싶어하셨다.

 

 

시월..

가을이 가장 무르익는 이 계절에..

시할머님..시아버님..시댁큰아버님..

그리고 울아빠..다들..

서럽도록 고운 이 계절에  머언 길을 떠나셨다.

 

 

 

 

 

 

 

 

 

 

 

 

 

 

 

 

 

대기업에 다니시는 둘째 아주버님은

머리만 좋으신 게 아니라 감성도 참 풍부하시다.

어머님 혹여 심심치 마시라고..

알록달록 바람개비를 사와서 마당에다 꽂아두었다.

 

바람이 분다.

바람개비가 돈다.

 

 

 

 

 

 


 

 

 

 

 

 

 

 

 

 

 

 

 

 

 

 

 

 

 

 

 

 

 

 

이른 아침..나홀로 강둑에 나왔다.

내남자가 같이 산책하자며 따라나선다.

뒤이어 어머님께서도 나오신다.

 

비담풀 있는 곳을 봐두셨다면 같이 가보자 하신다.

비담풀은 항암에 가장 좋다고..

이미 알려진 쇠비름보다 몇 배의 효력이 있다며..

내남자가 알려준 새로 알게된 풀이름이다.

 

민들레며 와송이며 쇠비름이며 ..

항암에 좋다는 것에 솔깃하던 마음도 이제는 시들하다.

 

울아빠 가신 지금에야..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 범능스님 - 어머니의 손

 

 

 

 

 

 

 

 

 

 

 

 

 

 

 

 

 

 

 

 

 

 

 

 

 

그러고 보니 어머님 허리가 많이 굽으셨다.

 

키도 크시고 꼿꼿하셨는데 이제는 참 작아지셨다.

 

 

아버님 불현덧 가신 후로..어머님께..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안부전화를 하는 내남자..

 

일 년이 넘도록..

 

아버님 생각에 아침마다 눈물이 났다는 내남자..

 

 

 

 

 

난..

 

난..

 

어쩌나..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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