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려딛고 오시는 너 말. 곡. 소리 - 찌르 -
♬~~
눈이 와 눈이 하얀 눈이야
닫힌 빗장 열고 즈려 딛는 하얀 눈이야
너의 영혼과 너의 어제와 너의 내일과
너의 아픔과 너의 어둠과 너의 전부를
안고 가라고 둥실 껴안고 가라고 하얀 눈이야
나는 새털처럼 날아간다 하얀 눈이야
♥
지금 마음이 참 맑아요. 몸도 가볍고요.
하늘한 란제리가 내 몸을..마음을 더욱 가비얍게 해주어요.
샤워 후의 샴푸내음과 부드럽고 촉촉한 머릿결이 기분을 더욱 산뜻하게 해주어요.
간만에..한 열흘만일까요?
여튼 참 오래 웅크리고 있다가 드디어 하품도 하고 기지개도 켰어요.
사실..아침까지만 해도 잠 깨어 아침밥을 짓는 일이 고역이였어요.
부시시 억지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내남자랑 쏭이 아침 차려주고..
망설였어요.
어쩔까?
오늘은 움직여봐야 하지않을까?
너무 오래 가라앉아 있었잖아.
나는 나를 다독여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몸이 마음처럼 따라 주질 않았어요.
아니..마음이 몸 핑계를 대며..
그냥 오늘도 너만의 방안에서 그냥 편히 쉬어라..
자꾸 유혹을 했어요.
일단 아침 창을 열었어요.
센타 가서 아침운동도 하고 사우나도 하고 예쁘게 화장도 하고..
호숫가로 나가 호수의 눈풍경이나 실컷 담아와야지..
그러나 마음 뿐..내 의지는 너무도 미약하였어요.
'그런 일들이 무슨 의미가 있어. 다 귀찮아..다 ..'
폭신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베개에다 얼굴을 묻고는
다시 잠을 청했어요.그렇게 까무룩~~
엊그제 아침준비 하는데..
옆에서 또 요로콩조로콩 간섭을 하는 쏭이..
김치콩나쿨국을 휘휘 저어 간을 본다더니..
그만 펄펄 끓는 국물 한 방울이 쏭이 발등에 떨어졌어요.
그냥 대수롭지않게 여겼는데..
학교 간 쏭이 물집이 터져 따가와 죽겠다고 엄살처럼 전화가 왔어요.
하교하면서도 폰으로 집에 겨우 걸어가고 있노라..투정을 부리고요.
하교한 쏭이..
정말..발등에 물집이 터져 백원짜리 동전만한 빨간 상처가 생겼는데..
얼른 약국 가서 연고랑 드레싱밴드를 사왔어요.
쏭이랑 약국 가는 길..
어제 내린 하얀 세상..다시 시려워진 날씨..
폐부 깊숙이 청명한 공기가 들어오니..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눈 내린 하얀 세상을 보니..
무언가 모를 새로운 기운이 내 안에서 기지개를 켰어요.
쏭이 학원 보내고..일찍 퇴근해온 내남자 얼렁뚱땅 저녁 차려주고..
우나가 아르바이트 하는 센타로 운동을 가기로 했어요.
아까 전화로 "엄마, 꼭 나와." 하며 반가와 하던 우나 때문에라도..
나오길 잘 했어요.
늘 아침운동만 했는데 처음으로 밤운동을 나온 센타..
일단 물이 좋았어요.
드센 아줌마들만 득실한 아침시간에 비해
젊고 건장한 남자들이 바글바글 많았거든요.
앞으론 밤운동을 나와야겠어요.후훗~~
모처럼 댄스수업도 들었어요.
간만이라 그런지 몸도 무겁고 호흡도 가빴지만 ..
흠씬 땀도 흘렸고 음악에 몸을 실을 수 있어 좋았어요.
내남자가 마중을 나왔어요.
알바 끝난 우나랑 댄스학원 마친 쏭이랑 모처럼 상큼해진 나랑..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냥..주어진 하루하루..순간순간..소중히 소중히..
정말 소중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사랑하며..껴안으며..토닥이며..
사랑하며..껴안으며..토닥이며..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