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산 이야기

엄마하고 내남자하고 나하고-경주남산 삼릉코스

by 벗 님 2013. 1. 4.

 

 

 

 

 

 

 

세째 월이네가 경주 블루원리조트에

1박 2일 우리친정가족 송년모임을 예약해 놓았단다.

전날 워터파크에서 입을 수영복을 꺼내놓고 딸들이랑 생쑈를 벌이고..

어찌 다들 살이 쪄서..

특히 부쩍 커버린 쏭이는 수영복이 도저히 맞질 않는다.

우나는 내 껄 입고

쏭이는 막내 영아가 커서 못입는다고 넘겨 준 이모의 비키니를 입기로 하고..

 

 

2012년 12월 29일..

밤새 달려 새벽 5시경 울산에 도착..잠시 눈을 붙인 후..

동생들이 다 모인 오전 10시 반쯤 경주로 출발을 했다.

 

일단 경주에 간 김에..

엄마랑 내남자랑 난 다른 식구들이 워터파크에서 유유자적할 동안에..

남산등반을 간단히 하고 오후에 워터파크에 합류해서 야외온천이나 즐기기로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1박 2일 팀이 올랐다는 삼릉코스로 오르기로 하고..출발..

 

 

 

 

 

 

 

 

 

 

 

 

 

 

 

 

 

 

 

 

 

 

전날에 내린 폭설로 남산은 하얀 설산이 되어 있었다.

다행히 날씨가 포근했지만..그 포근함으로..

눈이 녹아 나무에서는 눈뭉치가 툭툭 떨어지고..

발 아래에선 눈이 녹아 질펀하여

눈덩이가 아이젠에 척척 달라붙는다.

 

 

 

 

 

 

 

 

 상선암

 

 

 

 

 

 

 

 

 

 

 

 

삼릉에서 금오산을 오르는 산중턱쯤에 위치한 작은 암자..

앞이 트여 전망이 멋지고 햇살이 따스해 잠시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엄마랑 처마아래 양지녘에 한참을 앉아..김밥도 먹고 ..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며 햇살만큼 따스한 시간을 보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저어 멀리서 내남자가 힘겹게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담배 탓이지 싶다. 산을 왜 저리 못타는지..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줄지어 내려가는 모습

알록달록한 등산복들의 행렬이 가을단풍처럼  곱다.

 

 

 

 

 

 

 

 

 

 

 

 

 

 

 

정상 (해발468m)

 

 

 

 

해발 468 m의 야트막한 산행길..

 

마음이 바빠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군데군데 신라시대의 유적과 보물들이 즐비하고..

아기자기 산풍경이 아름다웠다.

 

산정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

친정식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리조트로 가기 위해..

서둘러 가장 빠른 코스인 약수골로 하산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두 손 모아 고개 숙이고

 

한 가지 소원을 빌었다.

 

우리 가족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게 해달라고..

 

 

 

 

 

 

 

 

 

 

 

 

 

 

 

 

 

 

 

 

가파르게 하산하는 길..

산 중턱에 싯푸른 대밭이 제법 길게 펼쳐져 있었다.

 

산의 다른 어떤 풍경도 담지 않으시던 엄마가..

저 머얼리로 보이는 산능성이의 아기자기한 바윗돌을

폰에 담으시려고 한다.

참 예쁘다..하시며..

 

 

 

 

 

 

 

 

 

 

 

 

 

 

 

 

 

 

산 아래 마을의 장독대가 있는 소담스런 마당 풍경이 정겨워..

 

잠시 멈추어 훔쳐 보았다.

 

 

 

 

 

 

 

 

 

 

 

 

 

 

 

 

'양강석 - 나의어머니'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 단 한 사람..

 

언제 어느 때라도 아가처럼 의지하고 기대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이렇게 엄마랑 산행할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세월이 무심하단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지금 엄마랑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감사한지..

 

 

 

 

 

 

 

 

 

 

 

 

 

 

 

 

- 벗 님 -

'♥삶 >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랐다  (0) 2013.01.07
울엄마  (0) 2013.01.07
몽환의 풍경  (0) 2013.01.04
백두대간 선자령 산행2  (0) 2013.01.02
백두대간 선자령 산행  (0) 2013.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