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에 갔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지척인데..태어나 처음으로
소래포구에 갔었다.
겨울바다..낭만..일몰..그런 상상만으로 부풀어
소래포구에 갔었다.
내남자랑..
♥
하이힐에 우나랑 싸웠다는 아끼는 코트를 입고..
데이트처럼 가서 겨울바다..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창 넓은 카페..
서해 일몰..
그런 낭만을 줏으러..
그러나 휴일..소래포구 가는 길은 도로에서 부터 막히더니..인산인해..
소래포구 입구에 심장병 어린이 자선모금함이 놓여져 있고..
낯익은 가수가 참 소박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수와 진의 형? 인 듯..
여기가 소래포구구나..
내가 상상하던 그 포구의 그 풍경은 아니지민..
갓잡은 생선들의 팔딱거림과 그에 못지않은 포구상인들의 생생한 외침들..
그 팔팔한 생동감이 허리멍텅한 내 심장을 잠시 팔딱거리게 한다.
소래포구에 갔었다 말, 곡, 노래-zzirr
♬~~
소래포구에 갔었다 간만에 할랑할랑한 시간과 널널한 마음으로
아귀다툼의 쫓기던 일상 쫌 밀어놓고 소래포구에 갔었다
흐릿한 날씨에도 아랑곳 없는 사람들의 물결 흥청망청 눈을 간지럽히는 횟감들
솟구치는 그 싱싱한 활어의 율동과 갯벌 짙은 바다는 보지 못했지만
낡은 선박 곁에서 담배 한 대 꼬나 물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그냥 왔다
너를 생각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너의 이름 부르다 목이 메었지만
폐허가 된 염전창고 앞에 쭈그리고 앉아 또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그냥 왔다
그냥 왔다
얼쩡얼쩡 어둠이 덮이고 더 진한 어둠에 덮이기 위해 사람들은 소래포구에 넘칠 듯
나는 오늘 소래포구에 갔었다 소주 한 잔 치고 싶었지만 그냥 왔다
너 이제 내 곁에 없지만 너 없는 빈자리 막막했지만
연기 날려버리듯 널 날릴 수가 없어
재를 떨어버리듯 널 떨굴 수가 없어 그냥 왔다
그냥 왔다
얼쩡얼쩡 어둠이 덮이고 더 진한 어둠에 덮이기 위해 사람들은 소래포구에 넘칠 듯
나는 오늘 소래포구에 갔었다 소주 한 잔 치고 싶었지만 그냥 왔다
광어랑 우럭 횟감을 뜨고 은갈치랑 쮸꾸미..홍합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골이 지끈거린다. 그제부터의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쥐약먹은 병아리처럼 자꾸 졸음이 쏟아진다. 아니나 다를까..운전대 잡은 내남자가 그런 나를 핍박한다. 지겹다. 나는 왜 매번 차에서 졸음과 사투를 벌여야 하고.. 내남잔 왜 매번 나를 핍박하는지.. 소래포구에 다녀 오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립던 곳이였으니까.. 내 바이오리듬이 급격히 하강곡선을 그리는 중일까? 다시 흐린 하루..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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