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여행 이야기

소래포구에 갔었다.

by 벗 님 2012. 12. 17.

 

 

 

 

 

소래포구에 갔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지척인데..태어나 처음으로

소래포구에 갔었다.

 

겨울바다..낭만..일몰..그런 상상만으로 부풀어

소래포구에 갔었다.

 

내남자랑..

 

 

 

 

 

 

 

 

 

 

 

 

 

 

 

 

 

 

 

 

 

 

 

 

 

 

 

 

 

 

하이힐에 우나랑 싸웠다는 아끼는 코트를 입고..

데이트처럼 가서 겨울바다..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창 넓은 카페..

서해 일몰..

그런 낭만을 줏으러..

 

그러나 휴일..소래포구 가는 길은 도로에서 부터 막히더니..인산인해..

소래포구 입구에 심장병 어린이 자선모금함이 놓여져 있고..

낯익은 가수가 참 소박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수와 진의 형? 인 듯..

 

 

여기가 소래포구구나..

내가 상상하던 그 포구의 그 풍경은 아니지민..

갓잡은 생선들의 팔딱거림과 그에 못지않은 포구상인들의 생생한 외침들..

그 팔팔한 생동감이 허리멍텅한 내 심장을 잠시 팔딱거리게 한다.

 

 

 

 

 

 

 

 

 

 

 

 

 

 

 

 

 

 

 

 

 

 

 

 

 

 

소래포구에 갔었다                                                말, 곡, 노래-zzirr

 

 

 

 

♬~~

 

소래포구에 갔었다 간만에 할랑할랑한 시간과 널널한 마음으로
아귀다툼의 쫓기던 일상 쫌 밀어놓고 소래포구에 갔었다
흐릿한 날씨에도 아랑곳 없는 사람들의 물결 흥청망청 눈을 간지럽히는 횟감들
솟구치는 그 싱싱한 활어의 율동과 갯벌 짙은 바다는 보지 못했지만
낡은 선박 곁에서 담배 한 대 꼬나 물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그냥 왔다
너를 생각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너의 이름 부르다 목이 메었지만
폐허가 된 염전창고 앞에 쭈그리고 앉아 또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그냥 왔다
그냥 왔다
얼쩡얼쩡 어둠이 덮이고 더 진한 어둠에 덮이기 위해 사람들은 소래포구에 넘칠 듯
나는 오늘 소래포구에 갔었다 소주 한 잔 치고 싶었지만 그냥 왔다

 

너 이제 내 곁에 없지만 너 없는 빈자리 막막했지만
연기 날려버리듯 널 날릴 수가 없어
재를 떨어버리듯 널 떨굴 수가 없어 그냥 왔다
그냥 왔다
얼쩡얼쩡 어둠이 덮이고 더 진한 어둠에 덮이기 위해 사람들은 소래포구에 넘칠 듯
나는 오늘 소래포구에 갔었다 소주 한 잔 치고 싶었지만 그냥 왔다

                                           

 

 

 

 

 

 

http://blog.daum.net/zziirr

 

 

 

 

 

 

 

 

 

 

 

 

 

 

 

 

 

 

 

 

 

 

 

 

 

광어랑 우럭 횟감을 뜨고 은갈치랑 쮸꾸미..홍합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골이 지끈거린다.

그제부터의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쥐약먹은 병아리처럼

자꾸 졸음이 쏟아진다.

아니나 다를까..운전대 잡은 내남자가 그런 나를 핍박한다.

지겹다.

나는 왜 매번 차에서 졸음과 사투를 벌여야 하고..

내남잔 왜 매번 나를 핍박하는지..

 

 

소래포구에 다녀 오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립던 곳이였으니까..

 

내 바이오리듬이 급격히 하강곡선을 그리는 중일까?

 

다시 흐린 하루..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