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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옛 사람들

by 벗 님 2012. 12. 15.

 

 

 

 

 

 

내가 그들을 만난 것은 갓 스물..대학 새내기 적이였다.

나랑 같은 과 같은 학번이던 내남자는 기숙사 생활을 했었고..

그 기숙사에서 같은 방에 생활 하던 같은 단대 선배님들이였다.

 

나는 그들을 형이라 불렀다.

광호형..준섭이형..희석이형..상수형..그리고 내남자랑 나..

어디든 나를 깎두기처럼 달고 다니던 내남자 덕분에 나는..

자연스레 그들 맴버의 홍일점으로 끼일 수가 있었다.

 

그렇게 꿈결같은 대학에서 첫 일년이 지났고..

대학 졸업반이던 선배님들은 안기부나 경찰이거나 은행으로 혹은 고시공부..

그렇게 각자의 길을 찾아 하나 둘 떠나갔고..

내남자는 35개월이나 되는 공군에 지원하여 군입대를 하였다.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후..그들을 다시 만났다.

 

 

 

 

 

 

 

 

 

 

 

 

 

 

 

 

 

 울산 사는 희석이형이 그날 아침 택배로 보내준

 

싱싱한 횟감들이랑 대게..

 

 

 

 

내남자가 며칠전 부터 같이 가자 한다.

작년 첫모임 때 광호형이랑 희석이형이 전화가 와서 왜 안나왔냐..서운해 하셨지만..

부부동반이면 모를까..남자들만 모이는데 괜히 내가 끼어 불편해지지 않겠냐..

너무 오랜 세월..

나는 그들이 그립기도 하지만 막상 머뭇거려지는 맘이 들어 슬금 뒷걸음질 친다.

 

춤 추고 봉사 다녀오고 너무 곤하여 쇼파에 누웠다  또 까무룩~~

폰이 울리고 내남자가 오늘 모임에 같이 가자..한 번 더 타진을 해온다.

이리 마누라를 델꼬가고 시퍼하는데 더 이상 거절할 수 가 없어..

부랴부랴~~외출준비를 한다.

 

퇴근해온 내남자랑 괜찮은 와인 한 병 사들고

오늘 모임장소인 강남에 있다는 광호형네 집으로 간다.

 

 

 

 

 

 

 

 

 

 

 

 

 

 

 

 

 

 

 

 

 

 

많이 늦게 도착한 우리 둘..설레이고 두근대는 맘..

20여년이란 세월이 무색할만큼 그들은 예전 그 모습 그대로 나를 반겨주었다.

나더러 어떻게 하나도 변하지 않았냐며..화들짝 반겨주신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지 무척 궁금해 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스무살 적 고대로라 깜짝 놀랐다며..맆서비스를 팡팡 날려주신다.

 

 

국가정보원으로..경찰서장으로..은행지점장으로..법무사로..

다들 제 나름의 길을 쟁쟁하게 걷고 있는 그들이 나는 자랑스러웠다.

여전히 스무살 적의 나로 대해주시며..

그 시절처럼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들이 참 정겨웠다.

 

내 자취방의 풍경을 기억해 주고..

내가 즐겨 입던 하얀 투피스를 기억해 주고..

내남자와 나의 소꿉놀이같던 풋사랑을 기억해 주고..

나의 스무살을 고스란히 기억해 주는 사람들..

나는 다시 풋풋하던 나의 스무살로 돌아가

그 시절처럼 청순해지고 순수해 진다.

 

 

자정이 한참 넘어가도록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모르고..

새벽 2시를 향해가는 시각..우리들은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스무살 그 시절로의 시간여행을 하고 온 듯..

스무살의 나로 다시 돌아 간 듯..

 

 

 

 

 

 

 

 

 

 

 

- 벗 님 -

행복한 추억여행을 하고 오셨군요
추억이란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 아름다운 것
슬픈 추억조차도 그리운 것
뭐 그런 것인가 봅니다

눈이 또 많아 내렸네요
눈 치우러 나갑니다, 씩씩하게

벗님도 행복 넘치는 주말 되세요

여기도 꽁꽁 언 빙판길이..

며칠 풀린 날씨로 다 녹았어요.

낼 부터 또 추워질거라니..

미산은 또 얼마나 추울런지요.

그래도..벽난로 앞에 앉았으면..

유리창 너머로 밤하늘 바라보면..

따스하고 포근하고..참 행복하실 듯 합니다.^^8

많이 즐거웠겠네~
나도 어제 초등학교 친구들이랑 12시 넘겼는데~

응~~그냥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이였어.

정겨웠던 옛사람들과의 해후..

살다 가끔..필요한거 같아.


나두 초딩 칭구들 함 봐야하는데..

카페는 가끔 들리는데..모임엔 아직..

울산이 멀기도 하구..^^

그 시절로의 시간여행
상상만해도 설레이고 즐거운 일일것 같아요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 시절 그대로의 나를 기억해주고
추억해 주는 이들과 함께
그리움을 먹는 시간
참 많이 행복하셨지요..

세월이 흐른 뒤에 꺼낸 본
추억통장,,잔잔한 아름다움이네요..벗님.

그 시절의 나를 반추해본다는 거..

가끔은 괜찮은 거 같아요.

여전히 열정 많고 순수하던 그 시절을 다시 기억해내는 일..

나에게 그 어떤 자극이 되기도 하는 것 같구요.

무엇보다..옛사람들과의 스스럼 없는 만남..

참 따스해서 좋았어요.^^*



우리의 인연도 참 오래 되었어요..그죠?

늘 반갑구..감사해요. 소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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