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 범능스님(정세현)
詩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집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에서 >
호숫가에 이미 철 지난 꽃들이 고적하게 피어 있었다.
민들레..개망초..시계꽃..
찬란하고 눈부시던 시기는 지나 사람들의 찬사로부터 외면 당한지 한참..
무수히 어우러져 피어나던 동지들 무참히 쓰러진 자리에..
다시 질기게 생명줄을 피워내고 있는 이 풀꽃들..
피고 지고..피고 지고..다시 피어나..
아마..이 여름 거뜬히 나고 가을을 맞는 강인한 놈들도 있을 터..
♡
그러하소서..
강인하소서..
그대여..
나여..
꽃이여..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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