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이 포임/♣산다는 거

흔들리며 피는 꽃

by 벗 님 2012. 7. 21.

 

 

 

 

 

 

흔들리며 피는 꽃

 

 

범능스님(정세현)

詩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집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에서 >

 

 

 

 

 

 

 

 

 

 

 

 

 

 

 

 

 

 

 

 

 

 

 

 

 

 

 

 

 

 

호숫가에 이미 철 지난 꽃들이 고적하게 피어 있었다.

민들레..개망초..시계꽃..

 

찬란하고 눈부시던 시기는 지나 사람들의 찬사로부터 외면 당한지 한참..

무수히 어우러져 피어나던 동지들 무참히 쓰러진 자리에..

다시 질기게 생명줄을 피워내고 있는 이 풀꽃들..

 

피고 지고..피고 지고..다시 피어나..

아마..이 여름 거뜬히 나고 가을을 맞는 강인한 놈들도 있을 터..

 

 

 

 

 

 

 

 

 

그러하소서..

 

강인하소서..

 

 

그대여..

 

나여..

 

꽃이여..

 

 

 

 

 

 

 

 

 

 

 

- 벗 님 -

'♡마이 포임 > ♣산다는 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수의 하늘  (0) 2012.07.27
알까?  (0) 2012.07.22
황혼  (0) 2012.07.19
사랑만 하자. 우리  (0) 2012.07.17
원추리와 루드베키아  (0) 201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