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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열일곱 이야기

1985년 오늘일기

by 벗 님 201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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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모습은 이렇게
내모습은 이렇게


야위어만 가고 있어요


내마음은 이렇게
내마음은 이렇게


병이들어 가고 있어요

 

 

열일곱 여덟 소녀의 나이를 계절로 환산한다면..

노랑 개나리 피고지는 햇4월쯤이 될까?

 

색감이 고운 꽃잔디가 마악 피기시작하고..

돌나물에 통통 물이오르던 4월 어느 하루..

 

찰라처럼 피고지는 꽃의 일생과 계절의 순환..

열여덟..그로부터 어언 28년이 지난 오늘..

 

2012년 5월 30일에..

1985년 5월 30일의 일기를.. 문득 쓴다.

 

 

 

 

1985년 5월 30일.

 

 

 

 

 

 

우울..어서빨리 밝음을 찾아야겠다.

 

사람들을 이해하려 최소한 노력은 해라.

받지 못하더라도 줌으로써 너의 영혼을 정화시켜라.

최선을 다해라.

언제나 성실해라.

 

 

 

 

 

 

오늘은 나만을 생각하자.

다른 모든 것을 던져두고 나..○○○..나를 생각하자.

 

가련하도록 서러운 내 영을 위로해야겠다.

눈동자의 시림을 가만히 감싸안으며 흩어지는 방황을 쓸어담는다.

 

 

 

 

 

 

중1때 루블전시회에서 보았던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많은 생각을 해야겠다.

 

아직 미숙한 내 사고들을 초록빛 자연에 흡수시켜야겠다.

초록은 싱싱하고 풋풋하다.

초록은 순수하고..그리고 내가 가장 동경하는 세계이다.

 

 

 

 

 

 

 

외줄기 길보다는 여러갈래의 길로에서 차라리 방황하고 싶다.

 

나르시즘..수선화..

자기자신에게 푹 빠져버린 한없이 이기적인 나..

내 사색의 모퉁이가 어디쯤인지 알고 싶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이고 내 주위는 어떠한가..

한 번 여유를 가지고 둘러본다.

수많은 인생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봄날의 아지랭이 마냥 아롱아롱 기지개를 켜고 있다.

때론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다가도 오뚝이처럼 일어선다.

 

 

 

 

 

 

 

중국 시가락에 자주 등장하는

<인생허무>라는 귀절을 떠올리며..떨리는 슬픔을 삼킨다.

 

결코 허무하지만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는 내 영을 다해 내 인생을 꾸려나갈 것이다.

 

 

 

 

 

- 열일곱의 수첩 中 -

 

 

 

 

 

 

 

 

 

열일곱..나의 딸이 아침마다 등교하는 이 길..

딸아이는 꽃 피고지는 이 길이 참 아름답다고 하였다.

멈추어 이 길을 바라본다.딸아이가 아름답다고 한 이 길을..

나또한 열일곱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름답다. 내 삶이 비록 힘겨울지라도 꽃피고지는 세상은..늘..

아름답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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