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가 마악 피어나던 시점이였다.
하루..봄비가 내리고 세상의 아침도 비에 젖고..
그렇게 꽃도 풀도 나무도
밤새 내린 달디 단 봄비에 함뿍 젖은 아침에 담은 풀꽃이다.
1986년 8월 28일. 비바람 혹은 폭풍. 목
난 얼마나 절실히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하였던가..
그러나 넘치듯 다가오는 사랑 앞에서 난..몸을 도사리고 경계하며 거부하고 있다.
이렇게 두려울 수가 있을까?
사랑이 왜 내겐 두려움으로 전해져 오는 걸까?
내가 어리기 때문이라는 핑계도 이젠 거둬 들이련다.
왜일까?
난 진정 아무도 사랑할 줄 모르는 아이가 되어버린 걸까?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차라리 좋겠다는 모순된 생각을 해본다.
나로 인해 아픈 가슴이 있다 생각하면 나 또한 가슴이 아프다.
내 나이 스물..
사랑하기엔 여전히 어리게만 느껴지는 내 모든 것들..
사랑이란 이름을 내걸고 요구해오는 그런한 것들이 싫고 겁난다.
도대체 무엇이 사랑이란 말일까?
난 사랑이란 말 자체에 도취되어 ..
사랑 아닌 사랑을 사랑이라 착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랑을 받으면서도 내 사랑을 줄 수 없음은 내 이기심 탓일까?
도저히 용납되어지지 않는 사랑이란 언어..
비는 얘기한다
천둥이 요란하다.
대지는 감미로운 입맞춤에 온통 눈물이 글썽이고
초록은 빛깔보다 영롱하다.
나는 생각한다.
세상 모든 것들이 얼마든지 아름답다고 나는 믿는다.
이 마음이 무너지도록 사랑할 수 있을 그 무엇이 절실하다.
비는 언제나 외로움을 씻어준다.
정갈한 음성으로 빗소리는 홀로 있는 나를 위로한다.
나는 혼자가 되었을 때, 가장' 나다운 나'가 되어진다.
그다지 외롭지도 울적하지도 않지만 나는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이 비를 맞고 싶다.
거닐고 싶다.
흠뻑 젖어버리고만 싶다.
눈물이 흐를까봐
누가 볼까봐
마음으로만 삼키던 울음을
오늘은 저 천둥보다 요란한 소리로 토해내고싶다.
빗물은 알고 있다.
내 뺨위에서 흐느끼는 두 줄기 눈물의 의미를..
비는 얘기한다.
혼자 있다 해서 외로운 건 아니라고..
둘이 있다해서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라고..
우리 모두는 어차피 하나라고..
하나로 태어나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정직한 삶이라고..
비는 얘기한다.
- 86.8.11. 벗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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