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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산행계획을 잡아 두었는데..
내남자..꿈자리가 뒤숭숭하고 컨디션이 안좋단다.
차선으로 택한 우리 둘의 토요계획..
자전거 하이킹..
한강변을 달릴까..
자유로를 달릴까..
♥
일단..집 앞의 자전거점에 들러 내남자꺼랑 내꺼..
자전거 점검을 받는다.
둘 다..바퀴쪽에 약간의 수리와 교정을 하고..
전직 싸이클선수셨다는 아저씨..
갈 때마다 자전거 타는 팁을 가르쳐 주신다.
초보인 나에겐 하나하나 참 유익한 정보이다.
자전거 동우회도 소개해 주시고..
그러나 겁많은 난..
그렇게 단체로 가는 하이킹엔 민폐만 끼칠 거 같아..
일단 유보해 두기로 한다.
자유로를 따라 가는 밭둑길을 오늘 주행코스로 잡고..
일단 호수공원 음악분수대에서 내남자에게..약간의 레슨?을 받는다.
내남자 말대로 하니 훨 타기 수월하고 내리는 요령도 알 것 같다.
먹장구름..차고 세찬 바람..심상치 않는 날씨다.
보통 때 같으면 가족단위나 연인들..친구들로 가득할 이 곳이
휴일인데도 썰렁하다.
자전거로는 처음 가는 길이라 조금 헤매였지만..
어찌어찌 우리가 가고자 했던 길로 접어 들었다.
자전거로 달리느라..
이런저런 이쁜풍경들 그냥 스치우기만 하고 담아오진 못해 아쉽다.
파주출판단지로 가는 이 길 위에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차암~~별 일도 다 있다.
꽃피는 춘삼월에 눈이라니..
하긴 작년이였던가?
삼월폭설이 내렸던 적도 있었지.
스치는 길가에도..지나는 밭둑에도..
봄은 멀어 보였다.
행여 냉이나 쑥이라도 만나면 캐올려고
까만 비닐봉투랑 과도도 챙겨왔는데..
자유로 휴게소..
이런 얄궂은 날씨에도 매니아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 또한..자전거로 이렇게 달리는 하루가 행복하고 자유롭다.
세워 둔 자전거가 휘청일만큼 바람이 차고 세차다.
장갑 낀 손도 시렵다.
그래도..나는 좋다.
바람 잠잠한 한 귀퉁이 벤취에서
단호박이랑 커피 가나쵸코우유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일단 우리의 행선지는 여기까지..
반환점을 찍고 돌아가기로 한다.
한 번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걸 무지 싫어하는 나는..
내남자에게 다른 길을 제안한다.
둘 다 길은 모르지만..
길은 길로 이어져..
어느 곳에서든 서로 만나지게 되어있을거니..
탐험처럼..모험처럼..달려보기로 한다.
마침 저 앞의 밭둑길로
한 무리의 하이킹팀이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내 그네들을 놓치고 말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적절한 길안내를 해준 셈이다.
일단 방향을 잡았으니..
봄풀조차 제대로 뵈지 않는 마른 밭둑길이였지만..
덕분에 아름답고 평화로운 밭둑길을 따라 돌아올 수 있었다.
시내로 들어오니..자주자주 신호에 걸린다.
마침 파란불이기에 횡단보도 위를 자전거를 탄 채로 달리는데..
달려오던 차가 바로 멈추지 않고 그대로 전진해오다 급정거를 한다.
순간..너무 놀라 자전거로 달리는 중에도 그 차를 째려보며..
<이 미친~~>
내 입에서 들릴듯 말듯한 욕설이 절로 나온다.
차문을 열고 고개를 쭈욱 내민 남자가 내 등 뒤에다 대고..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고래고래 소리친다.
내남자는 먼저 저만큼 가버리고 없고..
아찔했던 순간이였다.
전에 살던 아파트단지 학교 앞에 붕어빵 장수가 있다.
이젠 예전처럼 붕어빵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반갑고..추억처럼 먹고싶어 내남자를 불러세운다.
나란히 공원벤취에 앉아 붕어빵을 먹는다.
추억을 먹는다.
자전거로 달리는 중에..
저어 멀리로 북한산 봉우리에 하얗게 눈이 쌓인 풍경이 보였다.
디카에 담진 못했지만 아름답고 눈부신 풍경이였다.
오늘 산행한 사람들은 복 받았겠다.
하얀 눈산행..참 좋았겠다.
부러운 맘이 들었다.
"우리 내일 북한산에나 가볼까?"
"그럴래요?"
그러나 일요일..
휴일의 하루..우린 둘 다 방콕~~하구 있다.
종일 띰띰한 우리 둘이는 애들방 침대보며 우리방 이불호청을 죄다 뜯어
이불빨래를 한다.
내남자는 욕조에다 이불 속을 넣고 자근자근 밟고..
베란다 난간에다 이불 널며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옥신각신..
어제..우나가 돌아가신 할아버지 꿈을 꾸었는데..
안 좋은 모습이였다고..
자전거 하이킹 후에 낮잠 자고 일어난 내남자..
꿈에 아버님이 보였는데 뒤숭숭하다고..
그날 새벽 나도..
늦도록 공부하는 우나 곁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거실에서 영화 한편을 보다가..
쇼파에서 까무룩~~새벽 3시경..
악몽을 꾸었고..<엄마~~엄마~~>하고 내가 비명을 질렀다.
지 방에서 공부하던 우나가 깜짝 놀라 나와서 나를 깨우고..
나는 내남자 버리고 혼자 있기 무섭다는 딸의 방에서 남은 잠을 청했다.
♡
꿈..그런 걸 믿는 건 아닌데..꿈..그래도 무시할 순 없어..
휴일의 하루..우리 둘이는 종일 이불빨래만 했다.
- 벗 님 -
악몽은 좋은일이 있을것이고 좋은 꿈도 좋은 것이고
다만 악몽일땐 조금 더 사려깊은 행동을 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좋을듯 하네요
다음에 계룡산 산행 잡히시면
동학사 입구 -남매탑 - 삼불봉- 관음봉- 자연성능- 은선폭포- 동학사 코스로 약 4시간 코스 오르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정해진 약속대로 지켜주면 좋을텐데..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요,,,
외국에는 자전거 전용도로에 사람이 다니지 않도록하고 또 사람은 규칙을 지켜주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것인지.. 계획성없는 시행인지...
암튼 전용도로에 예산만 낭비되어진 무의미한듯 하네요..
아찔한 순간을 당하셨다해서 주절주절했네요...
눈발이 날리고,, 자전거 달리시다가 북한산이 더 마음에 들어오셨겠는데요...^^
저는 꿈이 현실로,, 그럴때가 더러 있어서 신기하기도하고 그래요...
결혼전 중국에 파견근무 나가있을때 가족들,친지들이 고령이모네에서 음식을 하시는 꿈을 꾸고는 아무래도 이상타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남동생이 고령이모부가 돌아가셔서 고령에 가야한다고,,
가끔 놀라고 움찔할때가 많아요...
이불빨래할때 다리,온몸 근육을 써서 다음에 북한산에 가실때 도움되실듯~~ㅎㅎ
함께 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스치듯 지나치는 풍경도 ..바람도..참 좋구요.
다만 저 날은 날이 몹시 궂었지만 ..그래도 참 좋았어요.ㅎ~
여기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긴 하지만..도로는 건너야 하니..
사실..자전거 타다보면 아찔한 순간들..더러 만나요.
정말 조심해야 할 것 같다는 걸..새삼 느꼈어요.
오우~~중국에서 근무하셨다고요?
결혼 전 어떤 일을 하셨는지..살짝~궁금하다는..
그만 두신 거 후회는 되지 않으셔요?
전 공무원 생활 좀 했는데..
지금에 와서야..미련 없이 사표 던진 게..너무 후회가 되거든요.
그러더라구요.
꿈이 신통하게 맞는 적이 있더라구요.
하핑..셋 다 나쁜 꿈을 꾸어서..일단 근신했네요.ㅎㅎ~
후훗~~
이불빨래는 내남자 혼자서 다 하구요.
전..옆에서 쫑알쫑알~~잔소리~~하하~~
자전거로 하이킹하는 기분... 정말 상쾌하지요.
부부간에 같은 취미를 갖는다는 것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집에 계신 것... 참 잘하셨어요. ㅎ~
계룡산에 오시려고 했군요.
거긴 제 구역이라 허락을 받으셔야 하는데..ㅋㅋ
자전거 하이킹에.....건강에 좋은 활동 많이 하시는군요
멋집니다
춘천에도 새로 생긴 자전거길이 환상적으로 꾸며졌는데
자전거 하이킹
우리 부부도 한번 도전해볼까 생각 중,
믿을수도 분명없지만.. 기분은 좀 찜찜하긴해요~
저도 그런기억들이 있었지만... 별일은 없었습니다~ㅎ
부부가 함께 자전거타고 좋을거같습니다~
차가다니는 길이니까... 늘 조심하시어요~
이...미친~~ 이런일은 앞으로 없도록 기도할께요~ㅎ
고백 하나 합니더(~)
저 붕어빵이
제일 먼저 보이는지(?)
또, 하나더...
재래시장에 가면
국화 풀빵도 챙깁니더..
(참고, 붕어빵은 따실때 맛나지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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