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8월 17일. 새벽 3시경..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이 녹음테잎에서 흐른다.
어저께 만남을 음미했다.
꼬마계집애들이 이젠 많이도 커버렸어.
훗~~정말 많이많이 성숙해지고 있는 듯 했다.
풋사랑놀음에 한창인 나의 옛꼬마친구들..
왠지 냉담하다고 느껴오는 거리의 소음..그 인파..
우리도 그 속을 거닐고 있었지만..나는 그네들과 같은 표정없는 얼굴을 하지 않으려..
차가운 아스팔트만을 응시한 채..그래도 밝게 웃어볼려고 했다.
아~엄청나게 공허하다.
왜? 서로를 다독거려줄 정다운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는 우리였어야 했는지..
모두모두 자기 생활에 바쁜 듯..
그토록 오랜만의 만남이였건만..우린 우리의 의미를 망각하고 나를 내세우고 있었다.
사랑..사랑..사랑..아~~지긋지긋해..
도대체 쪼끄만 계집애들이 사랑을 얼만큼이나 안다고..
난 이미 사랑따윈 차곡차곡 접어두고..나중에 내가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 때..
펼쳐보리라..꼭꼭 다짐하고있다.
이렇게 나를 짓누르고 있는 이것은 무엇이건대..
왜? 겨울날도 아닌데 이 마음은 시릿하기만 한지..
또 다시 언습해 오는 이 공허..허상..
외롬도 고독도 아닌..이 마음의 고로는 덧없는 방황이란 말인가..
아마 별님이 반짝이고 있을게다.
밖은 어둠이 잔뜩 군림하고 있지만..
모든 만물이 내일의 밝음을 준비하느라 여념없겠지.
나도 내일 위에서 태양을 머리에 이고 또 하루를 거닐게 되겠지.
내일은 오늘이 되어버리고 ..
앞으로의 수많은 날들이 결국은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고 말텐데..
그냥 오늘에 충실하자.
내일이 허무하다고는 감히 말하지 말자.
오늘에 충실히 젖어듦이 곧 내일날의 보람으로 열매맺게 되리란 걸..
나는 알아야 한다.
▣ 일기장 귀퉁이 글..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인생은 한낱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잠자는 영혼은 죽음이고..
만물의 본체는 외양대로만은 아니란다.
인생은 실재!
인생은 진지한 것!
무덤이 그 목표는 아니다.
너는 본래 흙이라..흙으로 돌아가리라.
이것이 영혼을 두고 한 말은 아니였다.
- 롱펠로우 -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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