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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내일이 허무하다고는 감히 말하지 말자

by 벗 님 2012. 4. 1.

 

 

86년 8월 17일. 새벽 3시경..

 

 

 

799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이 녹음테잎에서 흐른다.

어저께 만남을 음미했다.

꼬마계집애들이 이젠 많이도 커버렸어.

훗~~정말 많이많이 성숙해지고 있는 듯 했다.

풋사랑놀음에 한창인 나의 옛꼬마친구들..

 

왠지 냉담하다고 느껴오는 거리의 소음..그 인파..

우리도 그 속을 거닐고 있었지만..나는 그네들과 같은 표정없는 얼굴을 하지 않으려..

차가운 아스팔트만을 응시한 채..그래도 밝게 웃어볼려고 했다.

 

아~엄청나게 공허하다.

왜? 서로를 다독거려줄 정다운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는 우리였어야 했는지..

모두모두 자기 생활에 바쁜 듯..

그토록 오랜만의 만남이였건만..우린 우리의 의미를 망각하고 나를 내세우고 있었다.

 

사랑..사랑..사랑..아~~지긋지긋해..

 

도대체 쪼끄만 계집애들이 사랑을 얼만큼이나 안다고..

 

난 이미 사랑따윈 차곡차곡 접어두고..나중에 내가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 때..

펼쳐보리라..꼭꼭 다짐하고있다.

 

 

 

 

 

 

 

 

이렇게 나를 짓누르고 있는 이것은 무엇이건대..

왜? 겨울날도 아닌데 이 마음은 시릿하기만 한지..

 

또 다시 언습해 오는 이 공허..허상..

외롬도 고독도 아닌..이 마음의 고로는 덧없는 방황이란 말인가..

 

 

아마 별님이 반짝이고 있을게다.

 

밖은 어둠이 잔뜩 군림하고 있지만..

 

모든 만물이 내일의 밝음을 준비하느라 여념없겠지.

 

나도 내일 위에서 태양을 머리에 이고 또 하루를 거닐게 되겠지.

 

내일은 오늘이 되어버리고 ..

 

앞으로의 수많은 날들이 결국은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고 말텐데..

 

그냥 오늘에 충실하자.

 

내일이 허무하다고는 감히 말하지 말자.

 

 

오늘에 충실히 젖어듦이 곧 내일날의 보람으로 열매맺게 되리란 걸..

나는 알아야 한다.

 

 

 

 

 

 

                                               ▣ 일기장 귀퉁이 글..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인생은 한낱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잠자는 영혼은 죽음이고..

만물의 본체는 외양대로만은 아니란다.

 

인생은 실재!

인생은 진지한 것!

 

무덤이 그 목표는 아니다.

너는 본래 흙이라..흙으로 돌아가리라.

이것이 영혼을 두고 한 말은 아니였다.

 

- 롱펠로우 -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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