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가족 이야기

설 연휴 동안에

by 벗 님 2012. 1. 25.

 

 

 

 

<사촌 정태가 충무 처갓집에서 공수해온 생굴..>

 

 

설 연휴..친정엘 먼저 들렀어요.

언니, 언제 내려오냐?는 동생들의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나는 그렇게 나를 챙겨주는 동생들이 새삼 고마웠어요.

 

이 하늘 아래..이 세상천지에..

그래도 나를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핏줄이라는 이름의 가족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요.

 

엄마네에 다들 모인 동생네 식구들..

제부들이 참 고맙지요.

설 전에 이렇게 처갓집에 다들 모여주고..

엄마랑 동생들이랑 전 부치고 나물 무치고..

이 집 저 집서 가져온 음식들 차려 먹고..

그렇게 친정에서의 명절 한 때는

마냥 즐겁고 포근하기만 하였어요.

 

 

 

 

 

 

 

<랑이가 가져왔나?? 알이 통통하게 박힌 빵게..>

 

 

하나 둘..동생들도 시댁으로 갈 채비를 하러 떠나고..

다음날 큰댁에 들러 큰아버지께 미리 새배 드리고..

마침 오랜만에 뵙는 작은 아버님도 와계시고..

늘..언제나 가슴에 작은 응어리로 남아 있는 하나..

큰어머님 임종을 뵙지 못한 것..

 

암으로 투병하시며 병원에 계실 때

왜..한 번 찾아뵙지도 못했을까..

마지막으로 뵈오러 갈 때..

왜 그것이 큰어머님과의 이승에서의 마지막이란 사실을

저리게 느끼지 못했을까..

큰어머님 돌아가시고야 ..그리고 약간의 세월이 흐른 후에야..

가슴에 더욱 저리게 이별이 실감났을까..

 

큰어머님 가신지도 어느덧 12년..

명절 때면 큰어머님 생각이 더욱 난다.

나를 유난히 이뻐해주셨던 맏엄마..

 

 

 

 

 

 

 

 

 

혼자 사는 이모생각도 나고..

너무 오랜 날들 동안에 이모를 잊고 살았다.

이모..

어쩌면 내 첫그리움이였고 첫동경이였던 울이모..

"이모..어찌 살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하늘나라에서 마음 아파 하시겠다. 이모땜에.."

 

어린 날부터..

외할아버지 산소는 내가 돌봐드려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외할머니는 산소조차 모시지 못하고 화장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적엔

마음이 아팠다.

함께 나란히 묻혀 계셨음 좋았을텐데..

언제 엄마 모시고 외할아버지 산소 찾아가야 할텐데..늦기 전에..

 

 

우리 무사히 도착했노라 엄마께 전화를 드리니..

"행복하게 살아라."

"응, 엄마 행복하게 살게. 걱정마..엄마도 건강해.."

괜히 콧등이 시큰거리며 눈물이 나왔다.

 

 

 

722

 

 

- 벗 님 -

 

 

'♥삶 >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정아빠의 일흔 두 번째 생신  (0) 2012.04.10
친정엄마  (0) 2012.03.16
팔수도련님 장가 가는 날  (0) 2011.12.13
울산 수변공원의 불꽃놀이  (0) 2011.11.20
아버님 뵈오러  (0) 2011.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