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끝나고 정류장까지 배웅해드리는 길..
윤중로의 벚꽃은 아직 몽우리를 오므린 채였고
오던 길의 세 배는 걸리는 도로의 막힘..
삼형제분의 도란도란 서울이야기..
지리하셨을텐데..
어릴 적 그렇게나 커보이던 큰아버지..작은 아버지..울아빠..
돌아가신 할머니는 여장부라 불리우실만큼..참 키가 크신 분이셨다.
작은 아버지를 유난히 편애하시던 할머니가..어린 눈에도 서운했었다.
딸만 내리 낳는 울엄마랑 바글바글한 기집애들만 있는 울집이 미우셨던 걸까..
그래도 어쩌다 울집에 오신 할머니의 쌈지주머니 속에서 요술처럼 나오던..
과자는 할머니에 대한 정겨운 기억이다.
할머니 돌아가시고 멀뚱멀뚱한 나와 달리..
어어엉~엉 서럽게 소리내어 울던 큰집오빠랑 동갑내기 사촌 정태..
난 그런 울음이 나지 않았다.
단지 울아빠가 서럽게 우시니 그게 슬퍼 울었던 기억만 있을 뿐..
내가 너무 어렸던 탓이였을까..할머니의 정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언젠가 추석 성묘길에 찾아가본 할머니의 무덤 앞에서..
나는 오래 엎드려 있었다.
"할매 저 왔어요. 숙이가 왔어요. 할매.."
소리내어 할매를 부르니..그제서야 눈물이 나왔다.
아이 엄마가 되고 나서야..
참..어쩌다 이야기가 이리로..
버스에 나란히 앉은 삼형제분..
손을 내저으며..가라고 그만 가라고 하신다.
버스가 떠나는 순간까지..
버스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내남자와 난 그 정류장을 지키고 서 있었다.
떠나는 버스 안에서 아이처럼 빠이빠이를 하시는 모습들이..
마치 순진한 아이들 같으셔서 아릿한 웃음이 났다.
- 벗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