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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청자고모네 결혼식

by 벗 님 2010. 4. 5.

 

 

 

 

 

아빠의 전화가 왔다.

아빠의 고종사촌인 청자고모네 아들이 결혼식을 한다고..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울아빠..이렇게 삼형제분이 서울로 올라오신단다.

 

토요일 아침..내남자랑 세차를 하고 강남터미날로 달린다.

길가에 개나리가 그래도 봄이라며 노오랗게 웃는다.

강변을 달리는 바람같은 하이킹족들..

나도 언젠가 한강변..이 끝에서 저 끝으로 달려볼 생각이다.

바람을 껴안으며 물기 젖은 강바람에 머릿결을 흩날리며..

자유로운 바람처럼 달리고 싶다.

 

일찍감치 서둘렀는데도 5분여 늦었다.

주말의 서울..교통체증..나른함..졸았다..또..

내남자 차만 타면 자동이다. 꾸벅꾸벅~~

 

 

 

 

 

 

 

 

 

하객들 중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아직 혼주들도 오지 않은 상태..

 

여긴 KBS별관 웨딩홀..

새하얀 천으로 덮힌 둥근테이블이

여느 결혼식장과 달리 격조있어 보인다.

 

 

 

 

 

 

 

 

지리하여 방송국을 잠시 둘러본다.

이 곳 별관 공개홀..

언젠가 연말 부부가요열창인가에 본선으로 나간..

애들 째즈댄스 선생님 부부를 응원하러 와봤던 곳이다.

그때 인기상을 받았지..아마..

 

단지 방청객으로 가는건데도..

방송국버스로 일산까지 데리러오고..데려다 주고..

하긴 방청객 덕에 먹고사는 셈이니..살뜰하게 모시는 게 당연..

 

 

 

 

 

 

 

 

신랑입장 리허설도 하고..

양가 어머님 촛불 켜는 연습도 하고..

 

문득..우나랑 쏭이의 결혼식에 서 있을

좀 더 나이 든 나를 상상해 본다.

정작 내 결혼식날엔 눈물도 떨림도 없었지만..

딸들의 결혼식은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날라한다.

 

참 먼 듯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날이 되어 내 앞에 막상 놓여져 있을지도 모를 ..

 

 

 

 

 

 

 

 

축가연습을 하는 친구들..

화음이 맑고곱진 않지만..

그래서 더 정감있게 들린다.

 

 

 

 

 

 

 

 

노래하는 중간에 살짜쿵 이벤트도 기획하고..

항상 행복하세요.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꼭 실수하는 사람은 있기마련..

 

 

 

 

 

 

 

 

 

 

 

 

 

 

동훈이..윤태..권중이..

요놈들..누나 결혼식때 꼭 축가 불러주께요..해놓구선..

 

나 아직도 삐져있다.

근데..니들 어찌 사니?

 

날 참 행복하게 해주던 녀석들..

난 나대로 니들은 니들대로..산다고 바쁘구..

그 사이 세월은 흘렀구나..

 

스무살이던 우리가 불혹의 고개를 넘었구나..

믿어지니?

 

 

 

 

 

 

 

 

하나 둘..하객들이 자리를 채우고..

테이블마다 촛불도 따스히 켜지고..

 

수많은 상념을 불러일키곤 하던 촛불의 흔들림..

 

눈물처럼 흘러내리던 촛농..

 

스무살의 밤을 흔들리던 촛불..눈물..

 

 

 

 

 

 

 

 

 

아빠는 언제나 나를 자랑하고 싶어하셨다.

어쩌다 집안 행사가 있어 친척들을 만나게 되면..

얼굴조차 잘 모르는 먼 친척 어르신들조차..

나의 근황이며 내 학교성적까지 알고 계셨다.

 

울아빤..

나에 대한 아주 작은 거라도 자랑스러워 하셨다.

이렇게 실망스런 딸이 될 줄 모르시고..

 

 

 

 

 

 

 

- 벗 님 -

삼형제분의 정겨움
우리아버지도 삼형제분이신데
큰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심장 수술하신다고
병원에 누워계실때 작은 아버지가
제일 섧게 우셔서 가슴이 찡했는데....

결혼하는 새내기 부부도
살아온 우리도
또 우리 아버지 세대도
살아가는데 필요한것은 사랑 아닐까요

사랑하는 하루되세요 벗님!!

삼형제분 아이처럼..서울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아이같아..웃음이 났었어요.

지방에 사시니..서울구경하시기가 힘드시니까요.훗~

아버님께서 대수술을 하셨군요.
모쪼록..어르신들..건강하게..강건하게..

오래 사시길 바라는 맘입니다.

어느새..수선화님이나 저도..건강을 돌아봐야할 나이가 되었구요.ㅎ~

세월..그거 속절없어요..그쵸?

요즘 날이 참 화사한데..기분은 좀 나아지셨나요?
것, 봐요 벗님

웃음 주고 가시잖아요 주름 많은

애기들이.... 훗, 훗,

홧홧....
주름 많은 애기..

후훗~~

그 표현이 딱이네요..

형제분들 서로 나누시는 이야기들이..
아이처럼 맑고 순진하셔서

자꾸 웃음이 났었답니다.

홧홧~~
결혼식이..거창합니다...
고급스럽고요...
저곳은 아무나 할수 있나요?...ㅎㅎ
신랑신부가 엄따?...ㅋ
오랜만이죠?...서울입성입니다...
점방 아저씨..
사랑하는 세 여인네랑 해후하시고..
무사귀환 하셨군요..

안 보이시기에..그런 줄 짐작했었지요..ㅎ~


저기요?
잘은 모르겠는데..
신부측 아버님이 방속국 관계자라고 들었어요.
일반인들도 신청하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알아봐 드려요? ㅎ~

초상권..뭐..그런 거 땜에..남의 사진..
동의 없이 올ㄹ기 뭣해서..
글구..전 결혼식은 안봤거든요..ㅋ~

딴데 기웃거리느라고~~
가족친지들 속에서 아기자기한 벗님마음들 .....
멀찍이 서서 바라 보게 되네요. ^^*
언젠가..내가 혼주가 되어 저런 곳에 서있는 장면이 연상되어졌어요.

참..
그전에 우리나라 예식절차나 비용이 대따 간소화되길 바래야 할 거 같아요.

들러리 세워 두고..반지 하나로 언약하는..외국 영화 속 장면들이..
때론 부럽더라는..

탐실이 시집 보낼 생각은 아직 안해 보셨죠?

아까버서..어째요..?
아버지께서 무척 아끼고 자랑스러워 하셨군요.
ㅎㅎㅎ
그러셨어요..

여리고 정이 많으셔서..

제가 울아빠를 참 마니 닮았거든요..

울아빠..눈물도 많으시고..잘 삐지시기도 하고..ㅎ~~
결혼식을 보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빠졌군요.
그렇지요.
결혼식을 보노라면
내 옛날이 파노라마처럼 보이고
그간의 살아온 모습들이 스쳐지나가고...

ㅎㅎ
"항'자가 빠져서 벗님 글 보기전에
뭘까 한참 생각했네요.
저런 실수들이 있어서
더 재밌는 것...

전 결혼할 때
축가를 준비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사회자가 잊어서 빼먹었지 뭐예요.
전 괜찮은데
노래 준비하느라 고생한 사람들이
섭섭했을 것을 생각하니 어찌나 미안하던지...
에휴~~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꼭 중요한 순간에..실수가 생기더군요.

전요..
사진사가 늦게 와서..잘못하면 결혼식 사진도 없을 뻔 했어요.
얼마나 애가 탔었는지..
허겁지겁 늦게 온 사진사한테..
드레스 입고 뛰어가 발길질 할 뻔 했다니깐요..
내남자가 잡아서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없었지만요..ㅋ~~

아?
전 캠퍼스 박물관에서..교수님이랑 과친구들..후배들 축복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답니다.ㅎㅎ

내남자랑 저..캠퍼스커플이였거든요..


결혼식에..축가가 있으면 훨씬 빛나보이던데..

미안도 하고..아쉬우셨겠어요..ㅜㅜ
양친이 다 건강하시니 복이 많으십니다.
벗님은 온통 복 투성이라니까요...
네..

복이다 싶습니다.
이보다 더 큰 복이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울아빠..올해 칠순..

참 희안한게요..
비어가던 가운데 머리에 다시 튼튼한 새머리가 올라 오구..
머리숱도 많아지셨어요..
얼마나 신기하던지..

울아빠..다시 회춘하시나 봐요..후훗~~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벗님아~ 잘지내고 있넹~ 오늘도 댓글 닫아놓고~하여간 심뽀는~ㅎㅎㅎ
벗님 고약한 심뽀야..어제오늘 일 아니공~~ㅎ~

날이 참 화사하다.
이젠 이 북쪽지방에도 봄꽃들 다투어 피고 있다.

대구는 여름이 빨리 오지..
대구의 여름..

으~~생각만 해도 징글하다.

기억하는지?
1994년의 그 찜통더위..
그해 여름의 한가운데에서..대구 사글세 단칸방에서 우나를 낳았자나..


푸훗~~
갑자기 뭔 소리래?

여튼 친구도 잘 지내쥐이~~?
벗님이 왜 실망스러워?..이렇게 예쁘게 잘살고 있는데..
부모님께 가장 큰 효도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라잖아요..
나 역시도 부모님생각만 하면 가슴 한 켠이 아려오지만..암튼 우리 행복해져요..
봄꽃들 피어나니..
다시 마음에 생기가 돌고.
내마음도 꽃처럼 피어나는 듯 해요.ㅎ~

그런가 봐요..
사는 일도 계절같은 거라고..

시린 겨울을 견디면..
이리 꽃피는 봄도 오듯이..

겨울은 겨울대로의 멋도 있고..ㅎ~

그러니..살다 힘들면..계절처럼 지나갈거라 믿어요.
나도 그리 믿고 힘내어 살아요..
살다 가끔 지치는 날엔..



내 딸들의 웃음이 나의 행복이듯..
내 부모님의 바램도 그와 같음을..

맞아요..
가장 큰 효도는 ..

우리가 행복해지는 거..

그러니 아미고님도 효녀딸 되고시프면..

무조건 행복해지셔요..^---^*
이런 이야기 들으면 내 마음도 벗님이의 마음처럼 닮아갑니다.
아버지의 형제분들이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를 하셨네요
잘해 드렸나요
고향가서 자랑 많이 했겠죠

할머니 무덤가에 엎디어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것 ..이 한줄글이 가슴속에 시린 슬픔으로 들어오네요
할머니에 대한 고운 기억이 많아서 ...살짝 눈물이 나려고 해요.


언니..
날이 밝아 오네요..
이젠 아침해가 빨리 떠올라요..

부지런한 앤언닌..벌서 기침하셨겟지요

형제분..나란히 계시는 모습 뵈오니..
참 보기 좋았어요..

어린애들처럼 서울구경에 좋아하시는 모습도..

전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정이 없었다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지나고 나니..그게 다 속정이였단 걸..
알겠더라구요..

할머니에 대한 고운 기억..

많으셨군요..언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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