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점에서..
렌즈를 착용하는 우나 심부름으로 가끔 들리는 안경점..
요즘은 안경점 내부도 얼마나 깔끔하고 쾌적한지..
무엇보다 푹신한 쇼파에 앉아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좋다.
통유리 너머로 길 가는 사람들의 바쁜 걸음과
표정 없는 표정들을 훔쳐 볼 수도 있어 좋다.
5000원짜리 리뉴를 하나 사고.
."아저씨 차 한잔 하고 갈게요."그러면..
어떤 날은 안경점아저씨가 직접 커피물을 끓여주시기도 한다.
미장원에 가면 이렇게 손톱소지도 하고 메니큐어도 바를 수 있는
서비스공간이 있기 마련이지만..
요즘엔 안경점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맥심모카골드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시며
조금 무심했던 나의 손톱을 이뿌게 소지하고 연분홍 메니큐어도 발라본다.
이뻐진 손톱만큼 기분도 좋아진다.
커피를 홀짝이며 바삐 오가는 통유리 너머의 거리풍경 사람풍경을 바라본다.
날이 차서 그런지 사람들 표정도 냉랭해 보인다.
지팡이에 의지해서 위태로이 걷던 할머니 한 분이 횡단보도 앞에 쪼그려 앉으신다.
내 시선이 그 할머니의 굽은 등에 고정되고 마음 한켠이 쓸쓸해 온다.
◆ 서점에서..
이태석 신부님에 관한 이야기는 TV로.. 다큐영화로..
혹은 블로그상으로도 마니 회자 되어서 알고는 있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문득 <친구가 되어주실래요?>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려간 이야기..
서점 한 귀퉁이에서 나는 또 눈물 콧물 훌쩍이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자정이 넘은 시각..우연히 돌린 케이블 채널에서
공교롭게도 예전에 방송 되었던 이태석신부에 대한 다큐
<울지마,톰즈>가 방영되고 있었다.
전쟁과 가난.. 굶주림으로
너무나 가혹한 현실에 단련되어 어떠한 경우에도 잘 울지 않는다는 이 아이들..
이태석 신부가 이 세상 어떤 보석보다 아름답다고 한 이 아이들의 까만 눈망울에서
고 이태석 신부에 대한 사랑과 존경..그리움으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직 젊고 달란트도 많고 할 일도 많은 이태석 신부 대신 차라리 나를 데려가시지..>
어느 외국인 노신부님의 애통해 하시던 말씀이 오래 남는다.
나는 가끔 세상 속에서 사람으로 살고 있는 천사를 만나곤 한다.
가난하고 외롭고 소외된 불쌍한 사람들의 수호신인 천사를..
그런 날이면 나 하나밖에 모르는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나란 인간이..
한없이 초라고 한심해진다.
♡
나는 이 세상에 가장 투명하고 아름다운 것이
감동으로 흘리는 사람의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세상 가장 투명하고 아름다운
눈물을 흘렸다. 감동으로..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