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7월 30일
희숙양..
정말 무더운 하루다.그동안 잘 지냈니?
어느덧 대학의 한학기도 지나버리고 이제금 내게 남는 건 ..
내 존재에 대한 허무..그리고 그리움이다.
지나버린 추억이 아름다운 건 ..
이렇게 그리움을 가슴 가득 안겨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초록빛 넘실대던 우리들의 그 교정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해도..그건..
몸이지..그토록 순수하던 우리들의 마음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사무치도록 그리워진다.
냉정하고 말이 없던 내게 주었던.. 친구들의 우정이 무척 감사하다.
그리고 그 우정에 말없는 미소와 몇자 안되는 글로 밖에는 보답할 수 없었던 나..
난 이기적인 아이였음에 틀림없다.
나의 마니또가 무척 궁금하다.
그동안 바쁘지도 않았으면서도 여유가 없었던 내 생활을 이해하고..
나의 마니또를 잊지않고 항상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아침마다 책상서랍에 소담하게 놓여져 있던 쪽지와 선물..
희숙양..
나의 마니또가 누구였는지 이제는 내게 말해 줄 수 있겠지?
어렴풋이 너일거라고 짐작은 했었지만..이제는 분명히 알고 싶구나..
그래서 도움을 주고프다.
내가 받은 우정에 대해..
나의 위안자였던 미지의 친구..나의 마니또에게..
내 조그만 힘이지만 작은 촛불이 되어 지켜주고 싶다.
결코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되고 싶다.
답장 기다리고 있는다.
- 스무살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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