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는 기다림으로 바꿔버린 데 있다.
86년 7월 23일. 흐림
그 옛날..
나를 슬프도록 우울하게 했던 벗님의 냉정한 이성을 닮도록 해야겠다.
세상이 순수하다고만 굳게 믿었던 난 ..정말 바보였다.
세상을 순수함만으로도 살지말고 ..지혜만으로도 살지 말라고 했던 너의 충고..
이제야 깨달은 가련한 나..
내 초라함을 감추기 위해 두껍게 걸쳤던 외투는 미련없이 벗어 던져버려야겠다.
그 외투는 너무 오래 걸치고 있어서 이젠 낡아버렸다.
알몸으로 살아간다.
오로지 순수하고 진실한 투명의 그 무엇을 걸치고..
결코 나의 본질을 감추려하지 않고..
투명하게 살아간다.
아~이제 더 이상은 이해할 힘도..사랑할 힘도 내겐 없다.
그래서 오늘은 하염없이 서러웠고.. 그래서 울기만 했다.
도저히 내 사랑이 용납되지 않는다.
알량한 자존심이 문제일까..
진실이 허실로 드러난 삶에 대한 허무 때문일까..
믿음에 대한 배반이 너무도 충격이 큰 탓일까..
이해할려고 하지만 힘든다.
모든 걸 이해하기엔 내존재가 너무 작다.
백지로 띄워버리기엔 사연이 너무도 많았는데..
어찌 하나..
모든 걸 깨끗이 지워버리고 백지로 시작하고 싶은데..
그렇게 한다면 지금까지 정성들여 오던 조각은 미완성인 채로 버림받고 마는데..
난 어떡해야 하지..
냉정히 생각하고 판단해야겠다.
냉정해져야 한다.
- 스무살의 일기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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