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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는 이야기

아주 작고 예쁜 또또

by 벗 님 201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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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였어요.

가을햇살이 여전히 맑은 하루..

동네 골목길을 꼬불꼬불 걷는 재미에 요즘 함빡 빠졌어요.

골목길마다 이런저런 사람 사는 소박한 풍경들이 참 정겹거든요.

 

3단지 세탁소 앞을 지나는데..

쫄랑쫄랑거리는 요놈을 만났지 뭐예요?

이렇게 봐선 잘 모르겠지요?

요놈이 을매나 쪼만하고 귀여운지..

 

 

 

 

 

 

 

 

마침..세탁소집 부부내외가 햇살 좋은 가게 앞에 나와있더군요.

한가한 한낮에 가게 앞에 비추이는 햇살이 참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내가 쪼그리고 앉아 "이뿌다~~일루 와봐~~"부르니..

저리 꽁지를 빼고 주인여자의 치맛자락 속으로만 자꾸 파고드네요.

 

 

 

 

 

 

 

 

 

주인 여자가 돌려 세워..나에게로 보낼라 치면..

금새 획 돌아서서 다시 주인의 품으로만 파고드는..

아직 아가티를 벗지 못한 여리고 작디작은 놈..

이 집에 온지 겨우 열흘정도 되었다 하네요.

이름이 아마..또또..라고 했던 거 같아요.

 

 

 

 

 

 

 

 

 

"또또야~ 일루 와봐~~"

"아휴~이뻐라~~어쩜 요렇게 작고 이뿌니~~"

 

내 진심이 느껴졌을까요?

잠시 멈칫 하더니..

 

 

 

 

 

 

 

 

 

요것 봐요~~내게로 오고 있어요.

저 이뻐하는 내맘을 알기라도 했다는 듯..

내게로 와 발등에 부비부비를 다 해주더군요.

 

 

 

 

 

 

 

 

 

낯선 여자에 대한 경계심이 풀리자..

이리저리 뽈뽈~ 거리며 돌아 댕기기 시작합니다.

배를 만져 보니 뽈록 한 것이..

밥도 양껏 먹은 후인가 봅니다.

 

세탁소 아저씨가 문득..슬리퍼를 벗어 또또 옆에 놓아 두시며..

이렇게 한 번 찍어보세요.

인터넷 보니..이렇게 비교사진 올리고 하던걸요.

 

어찌..아셨을까요?

 

 

 

 

 

 

 

 

 

슬리퍼 옆에서 자꾸 도망치는 또또를 몇 번을 붙잡아 와서..

이렇게 모델이 되도록 도와주시네요..

아저씨..센스 만점..후훗~~

 

봐 봐요..정말 작지요?

3개월이나 되었다는데도 슬리퍼 보다 더 작고 앙증한 또또..

 

 

 

 

 

 

문득..

 

하늘이랑 구름이 생각이 났어요.

저 또또만큼이나 작고 앙증했던..내게로 왔던 놈들..

다 자란 후에도 내 팔뚝만큼 밖에 되지 않았던

내가 너무 사랑했던 놈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 있는..

 

언제..우리 하늘이랑 구름이 얘기도 해드릴게요.

한쪽 다리가 짧게 태어나 짧게 살다 간..

바람이 얘기도..

 

고놈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이뻤었는지를..

고놈들을 내가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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