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산허리를 둘러 아침운무가 자욱히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어제 본 폐가의 해바라기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졌습니다.
마을길을 돌아 강둑으로 아침산책을 하기로 합니다.
♥
시골집 마당..
엊저녁 저녁만찬의 잔재들..
마당에서 고기 구워먹고..
잔불에 고구마도 구워먹고..
모닥불처럼 피어오르던 하얀 연기..
아이들의 웃음소리..
평화로운 저녁풍경이였습니다.
대문 밖을 나서는데..담모퉁이에 까마중이 보였습니다.
어릴적 우린..이 풀열매를.. 괴물..이라 불렀습니다.
왜 그런 어울리지 않는 이름으로 불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까맣게 익은 저 작은 열매를 따서 먹으면..
얼마나 달큰했는지요.
찍을 땐 미처 몰랐는데..
조 아래..무당벌레가 있었네요.
시골동네라 군데군데 폐가가 있습니다.
어느 폐가의 녹슨 철문 틈새로
저 대롱이는 호박에 눈길이 갔습니다.
사랑없이 자라는 것들은
자꾸 쭈글해지고 볼품없어져 가는 듯 합니다.
이 길..
참 오래 만난 이 길목..
점점 낡아가고 초라해져 갑니다.
그래도 저 길 맞은편 끝의 호두나무는
올해도 무성합니다.
이 집도 폐가인가 봅니다.
허물어진 담벼락이 작년에 본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시골살림에 참 유용했을 저 대광주리도
이제 쓰일모 없이 부스러져갑니다.
창문..
누군가..저 창을 통해..하늘을 바람을 느꼈을테지요.
아침에 잠 깨어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언제나..
창을 열고 활짝 하루를 맞이하는 거였지요.
그렇게 희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거였지요.
점점 창을 열지 않는 나의 하루가 늘어갑니다.
더 이상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 녹슬어 가는 파란 철대문..
굳게 잠긴 자물통..
쓰일모 없는 우체통..
이름모를 풀들만이 빈집을 파수꾼처럼 지키고 있었습니다.
해바라기는 언제나 이쁩니다.
이 시골동네에서 젤로 이뿐 풍경입니다.
어제 만나고..밤새 아른거려..
다시 이 해바라기를 만나러 왔습니다.
다시 봐도 참 이쁩니다.
어젠 미처 켓치하지 못했었는데..
조롱박으로 만든 저 우체통이 참 기발합니다.
얼마나 오래 ..이런저런 소식을 담고 있었을까요..
귀천..
그렇군요..이 동네 이름이 귀천동이였어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의 귀천이라는 시가 문득 떠오릅니다.
- 벗 님 -
무척 평화로워 보이네요~~~
아침에 살짝~~비가 왔었는지~~!!!!
추석때 다녀온 모습인가요???
고향의 정취는 곳곳에 남아있네요..
젊은이들은 ..다들..나가고..늙으신..어르신들만..
우리고향을 ..보는듯한..
왠지.모르는..짠~~한~~~그리움들..
강풍경하고 안개낀 모습보니~~~
선산에서 의성 금성면으로 들어가서 금성면 다리건너기 전에 좌회전 하면 나오는 마을~ 맞제? [비밀댓글]
캠핑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시골의 풍경이 그리도 주인장을 떠나보낸 빈집들이 많군요 ..
도시에는 주택난때문에 난리인데 말입니다. ㅎ
아? 저 천막같은 것을 타프..라고 하나요?
둘째 아주버님도 캠핑을 좋아하셔서..저런 장비들을 갖추고 계시더군요.
비가 내려..지난 밤에 저걸 쳐두고..고기 구워먹고 그랬답니다.
나름 운치있고 좋았어요..아이들도 좋아라하구..ㅎ~
그러게요..
어딜가나.. 빈익빈부익부..ㅎ~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가족과 함께 즐길수 있는것이 캠핑이지요 ..
언제 고양시 근교에서 캠핑할때 초대를 해야겠군요 ㅎㅎ
즐거운 주말되십시요
여유를 가지고 아침 산책을 하기란 정말 어려워요.
산책길에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했군요.
아무리 아름다운 것도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사람이 보았을 때
아름다운 것일 겁니다.
감성이 이쁜 벗님,
이 가을 더욱 더 성숙된 감성으로
행복한 삶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까마중.
과일 귀하던 시절
열 세 살 은범이들이 즐겨 먹던 녀석
지금은 좀 구경하기 힘든 녀석인데
벗님 방에서 보니
옛추억이 솔솔~~!!
마을 이름 참 멋지군요
귀천.
까마중도 아시네요..
역시 벗님은 대할수록 대단하시다니까요..
제 생각엔 까만 중머리 같다고 저런 이름을 붙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시 보고 싶어 찾아가는 길,
그 설레임을 저도 알 듯 합니다...
고향에 가면 일찍 동네한바퀴...저도 그걸 했습니다.
바이올린 연주의 동무생각...절절히 흐르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사진에 정이 듬뿍 느껴져 한참을 보다 갑니다.
저도 시골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자라나서....많은 추억들이 있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되살릴수 있는 사진들 감사드립니다. 한동안 할머니 생각이 나겠네요^^
아~까마귀밥이란 이름도 있었군요.
지역마다 이름이 약간씩은 다른가 봅니다.
제가 자란 곳에선 괴물이라 불렀거든요..
참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죠..ㅎ~
아무래도 시골풍경이라 정감이 가죠..^^*
할머니랑 단 둘이..
그러셨군요..
반가워요..드러누워님..
칡뫼님방에서 뵈었죠?^^*
야생화사진을 즐겨 찍으시는군요.
제 방 지난글 댓글에서 ..방아님(물레방아님)..찾아서..
그 방에 함 가보셔요.
야생화에 대한 사진과 세세한 설명이 참 잘 되어있는 방이예요.^^*
난 시골에가두 방콕만하다가 오는데..
언제 시간내어서 두루두루 살펴 봐야지...
모든 장례식장마다 걸어 놓아 이제는 흔한 시가 되어 버린 듯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삶과 죽음...
간혹 촬영하다보면 폐가로 변한 많은 곳을 보게 됩니다.
이번 보길도에서도...
그 폐가를 보며...그 곳에서
살아 숨쉰 사람들의 숨결을 느껴 봅니다.
그리고 곧 나도 저 폐가처럼 될 터인데...그리고 그 텅빈집에서
이제 곧
내 숨결도 흘러갈 터인데...
우린 그렇게 부르진 않았던것같은데... 먹지도 않았구요~
왜 그랬을까... 지리산골짜기엔 저 열매 말고도 먹을게 많아서 그랬을까요..ㅎ
추억이 새록해집니다~~
박 우체통이 압권이네요.
우리 동네는 아즉
폐가는 없어요
살기좋다고 귀농이 부쩍 늘고 있어서
집이 모라랍니다.
근데....
초등학교는 폐교직전이네요.
아이들이 없어서....
고향길을 담아 오신 듯합니다..
저리 살아가기도 흔치 못한 일이야.
인생 뭐 있어란 말 힘 실어주는 것 같기도 해.
쉼.
내 쉴곳 작은 집.
이리저리 떠돌다 돌아 오는 곳.
마음이 머물렀다 가는 자리.
벗님 마음의 고향.
한번식... ...웃기는 것 알죠~ㅋㅋ
이사람이~~말이얌..ㅎㅎㅎㅎ
그리움 맞죠~~~진~~한 그리움....찡~~한그리움...^^;;;;
'♡마이 모놀로그 > ☎독백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깊은 시간 (0) | 2011.10.09 |
---|---|
이 노래만이 위안이 되는 (0) | 2011.09.24 |
그대는요? (0) | 2011.09.09 |
지금 난 무척 힘이 드니까요 (0) | 2011.08.13 |
베란다에 앉아 (0) | 2011.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