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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식구들과 함께한 2박 3일..
짧은 여정이였지만..
세상없이 행복했던 순간순간들..
울엄마의 열 번째 손주 유담이의 저 해맑은 웃음같았던..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순간들..
♥
억산산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엄마는 텃밭으로 가셔서 일을 하신다.
자주 오시지만 매일 오시지 못하시니..
온 김에 텃밭을 말끔히 다독거려놓으시려고..
잠시도 쉬지를 않으신다.
올핸 텃밭을 가꾸지 않았다는 나를 위해..
쌈야채를 뽑으시는 울엄마..
그리고 울집에서 젤 착한 내동생 월이..
3년 묶은 도라지를 캐는 둘째 제부..
그 곁에서 언니 가져가라며 도라지를 다듬고 있는
언니처럼 든든한 내동생 랑이..
도라지를 새하얗게 다듬으시는 울엄마..
어릴적에 밤마다 커다란 고무 다라이에 새하얀 도라지를 까는 부업을 하시던 울엄마..
그 곁에서 잘 드는 도루코칼로 도라지를 까던 유년의 나..
난 엄마 곁에서 콩나물을 다듬거나 도라지를 까는 일이 놀이처럼 즐거운 아이였었다.
손이 하얗게 퉁퉁 붓도록 도라지를 까시던 울엄마의 손가락 마디 군데군데엔..
대일밴드도 귀하던 그 시절..칼에 베인 손가락을 하얀 광목천으로 동여매시고..
쓰리고 아팠을 그 퉁퉁 불은 손으로 밤마다 도라지 껍질을 까시던 울엄마..
어느새 잊혀져가던 그래도 행복했던 유년의 한 토막..
산 계곡에서 올챙이를 잡아온 아이들..
시골 아낙답게 주야가 커다란 장독뚜껑에다
올챙이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다.
수초도 띄우고 돌멩이도 담그고..
그럴싸한 올챙이수조가 후딱 만들어졌다.
신기한 듯 들여다보는 유담이랑 나..
산에서 돌아온 여자아이들은 마당에다 집을 짓는다.
골목길 담장 아래에다 집 짓는 놀이를 즐기던 유년..
TV에서만 보던 으리으리한 이층집이며 ..
실내에 계단이 있는 거실이며..
나 혼자만의 공간인 내 방이며..
그렇게 나는 내 마음 속의 희망설계도에 따라..
집짓기 놀이를 하곤 했었다.
이젠..진짜 내집을 짓고 싶다.
저 푸른 초원 위에..그림같은..
저녁에 연탄불에 고기 구워먹자며..연탄불을 피우는 어른들..
네째 제부가 만들어 놓은 축구골대 덕분에 축구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요즘..축구선수였던 남친이 생긴 우나..
몇 가지 기술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며 축구사랑에 빠져있다.
축구감독인 둘째 제부가 우나한테...
"축구선수랑은 사귀지 마라."
"왜요?"
"글쎄..아예 사귈 생각 마라."
나도 드러내어 말은 못하지만..
둘째 제부의 말에 동감이다.
우리 주야 덕분에 매번 이 아름다운 밀양 알프스 산자락에서..
우리 가족 너무너무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얼마나 행복한지..
- 벗 님 -
이 나쁜노무 친구~~~
정말 너무했어~~~
아무리 인테넷 세상이 쉽게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그렇고 그런 사이라지만 너무했다는 생각이 드네~
그나마 이렇게 볼수 있어서 반가우이~
수더분하고 서로들 생각해 주는 마음이 모여서 그런가봅니다..
벗님의 일상을 보면서 작은 반성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