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산길을 걸었습니다.
요즘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앙상한 겨울나목만이 성성한 산길이지만 ..
이쁘고 아늑합니다.
다행입니다.
하루..이렇게 산길을 걸을 수 있어서..
이마저 없었더라면 난 또 얼마나 아득했을까요.
부부란 무엇일까요?
돌아서면 남남이라 했던가요?
사랑일까요?
사랑이였을까요?
허수아비 인형이였음 어쩌지요?
점점 밀랍처럼 굳어가는 나를 느낍니다.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나를 느끼며..나는..
점점 아지 못할 곳으로 추락합니다.
산길을 내려오다 이제 갓 쌓아지기 시작한 돌탑을 만났습니다.
머뭇거리다 자그마한 돌멩이 하나를 주워 얹으며..
소원 하나를 빌었습니다.
나..죽을병 같은 거에 걸리지 말게 해달라고..
오래..오래 살게 해달라고..
그대도 건강만 하시라고..
왜? 갑자기?
생존에 대한 진한 애착이 생겨나는지..?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