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산 이야기

심학산둘레길11-하얀 잔설이 남아있던 날의 산행

by 벗 님 2011. 8. 12.

 

 

 

 

 

올해 겨울도 유난히 눈이 많았던 날들이였다.

3월 중순인데도..

저리 하얀 잔설이 소복이 남았던 휴일의 하루..

휴일 단잠에 빠진 딸들을 두드려 깨워서는

심학산 둘레길을 가자..재촉한다.

 

 

 

 

 

 

 

 

투덜투덜~~거리면서도

이 엄마의 독단에 아직은 순응해주는 딸들..

3월이라 하지만 눈 쌓인 산길이 꽁꽁 얼어있을 만큼 매운 날씨였다.

잔뜩 웅크린 딸들..

 

 

 

 

 

 

 

오는 내내 툴툴거리며 자꾸 쳐지는 쏭이..

내남자가 옆에서 다독거리며 데려오고 있는 중..

 

 

 

 

 

 

 

 

너무 힘들어하는 쏭이..

몰랐는데.. 생리 중이란다.

 

날 닮아 생리통이 있는 쏭이..

그래서 아침부터 컨디션이 엉망이였구나..

괜히 미안해지는 맘..

 

 

 

 

 

 

 

 

 

낙천적인 우나..

별 투정없이 그래도 산길을 잘 따라온다.

뒤쳐진 쏭이를 기다리며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어제 서너시간 밖에 못잤다며..

하아품을 해대는 우나..

 

에휴~~다시 미안해지는 맘..

 

 

 

 

 

 

 

 

그래도 햇빛 잘 드는 양지녘엔 잔설이 남아 있지 않다.

봄날은  머언 듯이 보이지만..저 갈빛도 어느사이..

연한 풀빛으로 물들어 가고..그렇게 이 겨울산에도

연두빛 봄은 올테지..

 

 

 

 

 

 

 

 

잠시 쉬는 틈에 세 모녀..같

이 발 인증샷이나 찍자 해도..

쏭이는 만사가 다 싫다고..

그래서 우나랑 나랑만..

 

 

 

 

 

 

 

 

눈이 흐리멍텅하니..아직 잠이 덜 깬 듯..

난 가끔 우나가 피곤하거나 잠이 덜 깼을 때의 모습을 보면..

피식~~웃음이 난다.

 

언제나 눈이 반쯤 풀린 듯한

만화주인공 구영탄이 연상되어져서..

 

 

 

 

 

 

 

 

 

아마..이날..

둘레길을 다 돌지 못하고 중간에서 내려왔던 듯 하다.

 

쏭이 저거..

사진 찍는다고 짜증을 내는 것인지..

엄마 빨리 오라고 날 부르는 것인지..

기억이란 것이 시간이 지나니..가물가물~~~

 

 

 

 

 

 

 

 

우리가 내려올 즈음 ..

주인이랑 올라가는 강아지 한 마리..

강아지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우리 우나..

귀엽다..이쁘다..얼러대더니..

또..체리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아직도 체리꿈을 꾼다는 우나..

아직도 체리생각에 눈물이 난다는 우나..

 

 

 

 

 

 

 

 

 

보광사쪽으로 내려오니..

양지바른 돌덩이 위에 한가로운 동자승들..

마음 따스해지는 풍경..

 

 

 

 

 

 

 

 

 

 

 

 

 

소원을 적어두는 곳에서 눈에 띄는 구절..

후훗~~아이다운 소원이다.

 

나도 한때..

아이들이 명절 때나..친가 외가에서 용돈 받으면..

저금 핑계대고 압수하곤 했는데..

이젠 씨알도 안 먹힌다.

 

저 아이도 지금쯤은 저 소원 성취하지 않았을까..

 

 

 

 

 

 

 

 

 

 

 

이 구절에서 잠시 멈추어..마음이 아팠다.

 

오빠..라는 구절에서 마음이 더욱 아팠다.

 

 

 

 

 

 

 

 

 

 

 

 

 

566

 

 

글방에 있는 사진들 뒤적이다가..

지난 3월..하얀 잔설이 있던 날..

딸들과 함께 한 산행을 뜬금없이 올린다.

 

 

 

 

- 벗 님 -

 

 

 

'♥삶 >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가 들려주시는 기이한 산이야기   (0) 2011.08.18
문수산-엄마하고 나하고  (0) 2011.08.17
심학산둘레길10-비 온 후에   (0) 2011.08.11
파주 고령산   (0) 2011.06.11
파주 검단산  (0) 201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