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아직 멀어 마음마저 에이는 2월 어느 하루..
다행이였다.
저멀리로 야트막하지만 산이 보였다.
저 산을 올라보기로 했다.
기실 산이랄 것도 없어 보이는 마을 뒷동산만 했으나..
참 반가워 냉큼 올라보기로 한다.
저 고양이의 밥그릇인가 보다.
산 아래 어느 판자집 앞에서 저 길냥이를 만났다.
'복두 많은 놈이지..지 밥그릇도 있구..'
앞뜰에 가꾸어져있던 소담한 텃밭이 이뻤던 판잣집..
그 집 주인장의 맘도 이쁨을 감지할 수 있었던 풍경..
올겨울도 눈이 참 많았었지.
한파도 많았었고..
산길에도 눈이 녹아내리고
겨울은 저만치로 가고 있었다.
언땅을 녹이며 봄이 저만치서 오고 있었다.
마른 잎새 수북한 산길을 바스락 걸으며..
내마음에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한 남자의 음성이
서걱이던 내맘을 그나마 적셔주고 있었다.
하얀 잔설 아래에서 쏘옥 고개내민 초록잎사귀..
반가웠다.
곧 봄은 오리라..
잘려진 나무둥치들마저 추억처럼 정겹다.
저 나무들의 나이테 마다엔 ..
나무의 일생이 기록되어져 있으리..
문득 나의 나이테가 너무나 초라해..
슬프다.
지난 가을 넌..무슨 꽃으로 피어났을까..
너의 처음처럼 너의 마지막도 이뻤을까..
꽃이라 그런지..이쁘네..
이리 말라 찬 겨울 속에 오도커니 피어있지만..이쁘네..
씨앗을 품은 꽃이라 그런지..이쁘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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