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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강화도 마니산

by 벗 님 2010. 12. 10.

 

 

 

 

 

 

 

 

 

 

 

 

 

 

 

 

 

 

 

 

 

 

 

 

 

 

  삐삐언니로부터 문자가 왔다.

 

 < 샤론 언니가 토욜에 산가자는데..

  시간 되시는가..>

 

   <중년예찬 강연 듣는 중이였거든요..

   가능할 거 같아요.>

 

  < 엉..토요일에 봐..마니산으로 갈 예정..>

 

   <넵 그때 뵈요..굿나잇 언니..^.*~>

 

 

 

삐삐언니랑..

삐삐언니 자금관리해주시는 모증권사 박부장님..

박부장님과 친한 샤론 언니..

샤론 언니랑 친한 전에도 산행 같이 간 적이 있는 켈리 언니..

나..이렇게 넷이서 마니산엘 가기로 한다.

 

강화도는 4년전 쯤이였을까..

우나랑 쏭이 데리고 감나무 팬션이란 곳에서 1박을 하면서..

마니산 정상에도 오르고 강화도 일대도 휘이~둘러 본 적이 있다.

어느해 봄엔가는 쑥 캐러간다고 간 적도 있고..

내가 사는 곳이랑 가까워 내남자랑 데이트처럼 다녀온 적도 있고..

일산대교가 생긴 덕분에 이젠 바로 지척이나 다름없는 강화..

날씨가 시리긴 했으나 다행히 산행하기엔 적당하다.

 

 

 

 

 

 

 

 

산 입구에서부터 나즉이 들려오던 노래소리..

 

우리가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순간까지

저 자리에 그대로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삐삐언니가 기꺼이 성금함에 돈을 넣는다.

 

 

 

 

 

 

 

예전의 내 기억 속의 그 산입구가 아니다.

마치 처음 온 양 낯설다.

 

내 기억이 퇴색한 건지..

산이 변한 건지..

 

 

 

 

 

 

 

겨울산은 황량하다.

강파른 나무숲 사이로 에이는 바람이 불어와

뺨이며 코끝을 시리게도 하지만..

 

가슴으로 전해오는 이 겨울의 청량감이

나는 참 좋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등줄기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우리 세 여인이야 일찌기 산행엔 일가견이 있지만..

은근 걱정이 되었던 박부장님이 생각보다 산을 가볍게 타신다.

그래도 힘이 드신지..술을 잘 못하신다면서..막걸리를 찾으신다.

 

잠시 쉬는 동안에 땀이 식어 등줄기로 한기가 스며든다.

 

 

 

 

 

 

 

 

 

 산 중턱에서 바라본 조망..

 

 

 

 

 

 

 

 

 

마니산의 정상..

 

원형의 정상에 둥글게 서서

 

 

자기대로의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대로의 상념에 잠긴 사람들..

 

 

 

 

 

 

 

엄마 아빠를 찍는 아이..행복한 모습이다.

 

 

 

 

 

 

 

사람에 대한 배려..

 

참성단이랑 사진 찍기에 가장 적당한 자리라는 표식..

 

나는 저 보다 조금 앞쪽에 서서 참성단과 일행들을 찍었다.

 

 

 

 

 

 

 

 

 

 

 

 

 

 

참성단..

 

단군의 자취가 이 옛단에 머물러 있고

세월따라 선경에 온 것이 분명하구나.

질펀한 바람결에 갈매기만 깜박이니

 

천지도 끝이 있을까

늙어만 가네

이 몸이 몇 번이나

이 곳을 찾을 수 있을런지..

 

 

 

 

 

 

 

마니산 (摩尼山)

 

대한민국 제일의 생기 발원처이며

대한민국의 국운을 짊어져야 할 지정학적 운명을 지닌산..

 

저 뒤로 국운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참성단이 보인다.

 

샤론 언니 얼굴 실종..?푸훗~~

 

 

 

 

 

 

 

 

 

 

 

 

 

 

 

웬만해선 산을 타도 다리에 알이 베이는 적이 없는데..

계단이 1004개라니..

켈리언니랑 난..올라가는 내내 투덜거렸다.

뭐하러 돈들이고 공들여 산에다 계단을 만드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내려 올적엔 무릎에 통증이 오기도 했다.

계단때문이다.

 

 

 

 

 

 

 

 

커다란 바위덩이들이 서로 엉기어 있는 아늑한 자리를 발견하고..

우리는 산정 만찬을 차린다.

그나마 바람이 없는 날이라지만..

손끝이 시리고 몸도 오슬오슬 떨리는 날이다.

 

이런 날..산정에선 따끈한 컵라면이 제격이다.

 

 

 

 

 

 

 

 

내려가는 길에 몇 군데 기 받는 곳이 있었다.

 

"언니,여기서 우리 기 받고 가요."

 

저만큼 멀어가는 언니들을 부르니..

 

옆에서 기 받을려고 서 계시던 아저씨가 씨익 웃으신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