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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포임/♣사랑한다는 거

싸락싸락 싸락눈 내리던 날..

by 벗 님 201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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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풍경이지요.

 

언젠가는 추억으로만 남을지도 모를..

 

이렇게 그리움처럼 눈이 내리는 날엔..

 

저 공중전화부스로 달려가

 

아무에게라도 전해주고 싶어요.

 

 

 

"눈 내려요. 거기도 내리나요?"

 

 

 

 

 

 

 

 

 

 

아침엔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달려왔는지 모르겠어요.

왜..안 좋은 예감은 늘 적중하는지요.

난 늘 가장 안좋은 상황을 예측해요.

그래야 막상 그러할 때..그

나마 견디어질 것 같으니까요.

 

오늘 아침은 내 예상이 다 맞아떨어진 날이였어요.

최악이였어요.

 

 

 

 

 

 

 

 

 

 

정신을 바짝 차릴려고 애썼지만..

코난쌤 수업시간 내내..순서를 까먹고 자주 헤매였어요.

샤워하면서 옆에서 몸을 씻는 미선씨에게 암말도 걸지 않았어요.

나는 내안에 갇혀 주변을 살필 경황이 없었어요.

 

허리 아직 아픈데..침 맞을 기력도 없어 그냥 나왔어요.

하얗게 눈이 내려 하얗게 길위에 쌓여만 가고 있었어요.

 

 

 

 

 

 

 

 

 

맞은편 수입명품 가게 안에서 눈내리는 창밖을 응시하는 여자..

저 내리는 눈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서로 눈길이 스치듯 마주쳐도..

내마음이 얼마나 아뜩한지는..

하나도 모르겠지요.

 

 

 

 

 

 

 

 

 바라만 보기엔 하 이뻐..

외투를 걸치고 눈을 맞으러 나오네요.

 맞은편에 서서 나는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만 보고 있었어요.

 

 내 발길..내 마음길 어느곳에 머물러야 할지 몰라..

 주저앉아 울고만 싶었어요.

 

 

 

 

 

 

 

 

빨간 오리털파카에 달린 빨간 모자를 쓰고..

눈송이 그림이 있는 앙증한 손가락 장갑을 끼고..

언제나 나를 실어 나르던 자전거를 옆구리에 모시고..

오늘만큼은 걸어갑니다.

 

서둘러 갈 곳도 ..반겨줄 곳도 없을 것만 같아..

천천히 눈을 맞으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쓸데 없이 멈추어 서서..

쓸데 없이 저 안의 풍경을 훔쳐 봅니다.

 

얼마전에 새로 생긴 이쁜 소품가게인데..

지나며 이쁘다..참 이쁘다..마음으로 그랬었거든요.

 

 

 

 

 

 

 

 

 

눈발에 영상이 흐릿하지만..

주인여자가 홀로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데..

어찌나 아늑해 보이는지..

 

저 이뿐 격자무늬 하얀 문을 열고 들어가..

저도 차 한잔 줄래요?

그러고 싶은 충동이 일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싸락싸락 내려 알듯 모를듯 쌓여가는 눈..

 

알듯 모를 듯 내마음에도 하얀 무엇이 쌓여갑니다.

 

그것을 무어라 이름해야 할지..

 

나는 아지 못합니다.

 

어디에 내 발자욱을 남겨야 할지..

 

나는 아지 못합니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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