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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내남자 이야기

크리스마스에 우리 뭐하구 놀지?

by 벗 님 2010. 12. 27.

 

2010년12월 25일 ..아주아주 시릿한 크리스마스에..

 

 

 

 

 

쏭이는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다.

먼저 라페에서 여자친구들을 만나고..

오후쯤에 화정에서 넘어온 커플들이랑 커플데이트를 할거란다.

며칠 전에 헤어졌다더니..그새 또 다른 남친이 생겼단다.

아침마다 지 싸이관리를 하는 쏭이..날더러 빨랑 비켜달란다.

 

늘어질대로 늘어져 휴일의 달콤한 늦잠에 빠졌던 우나도 깨어나 외출준비를 한다.

라면 하나랑 과자 하나씩 사가지고 친구 유진이네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단다.

제일 늦게 온 사람이 설거지를 하기로 했다는데..아마 지가 설거지 당번일거라며..

여전히 늦장을 부리고 있다.

한 열 두명쯤 모이는데..파티참석 조건이 솔로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빠져나가버린 집에 달랑 둘이 남은 내남자와 나..

내남잔.. 무어라도 하자..어디에라도 가자..일단 외출준비부터 해라..

그러나 난..그냥 오늘 종일 게으르고 싶다.

누구말처럼 방바닥에 엑스레이 찍으면서 하냥 게으르고 싶다.

 

밍기적 밍기적 대다..늦은 오후에 일단 나가자..채근을 하는 내남자..

그래..이렇게 널부러져 있으면 뭐하나..

찬바람이라도 맞자 싶어..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아침 일찍 나간 울쏭이 뭐하나 싶어 폰을 하니..

친구들이랑 집 앞에 있는 탐라사우나에 있단다.

아침에 돈도 쬐금 들고 나갔는데 싶어..걱정이 되어..

뭐 과자라도 사줄까..물으니..과자 말고 돈을 좀 달란다.

 

그래서 사우나 로비에서 접선을 해서는 용돈을 좀 쥐어주고..

 

 

 

 

 

 

 

얼큰한 게 먹고싶다는 내남자랑 사우나 4층의 베이징코아에 가니..

이미 예약손님들로 좌석이 없단다.

크리스마스가 특별하긴 특별하구나..

 

그 길로 찬바람 쌩쌩 부는 라페거리를 가로질러..

매운 고추짬뽕이 맛난 우리가 가끔 가던 라페의 중국집으로 향한다.

 

짬뽕 먹으면서 내남자한테..나 엄청 삐졌다..

구구절절 얘기할려니 치사해서 하기싫고..

 

 

 

 

 

 

 

 

내남자 괜히 눈치를 보며..우리 황해..영화나 보러갈까?

처음에는 싫다고 냉랭하게 대꾸했지만..

못이기는 척..롯데시네마로 향한다.

 

그러나..역시..

극장 로비에 사람의 물결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라페거리를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리도 시리고 에인 날인데도..거리엔 사람들의 물결이 흘러가고 흘러온다.

보니 ..케이크상자를 한 손에 든 커플들이 참 마니 눈에 뜨인다.

행복한 표정으로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빨간 커플목도리를 두른 연인이 참 이쁘다는 생각을 하면서..

 

라페거리 먹자골목 가게마다엔..

가족이거나 친구이거나 연인이거나..한 손님들로 꽉꽉 메워져 있다.

 

 

 

 

 

 

 

 

 

 

 

 

 

 

 

 

다들 표면상으론 행복해 보인다.

오늘은 행복한 사람들만 라페거리로 쏟아져 나온 양..

다들 웃음 띤 얼굴들이다.

크리스마스니깐..

그냥 의무감처럼 행복해야할 것만 같은 날이니깐..

 

외국에선 크리스마스가 우리나라의 명절날처럼

가족들간의 화합의 날이라는데..

우리나라에선 연인들의 날처럼 되어버렸다는..말이 생각난다.

정말 그런 듯 하다.

거리마다엔 다정한 연인들의 물결이고..

달랑 우리 네 식구는..이렇게 뿔뿔이 놀고 있으니..

 

 

엘리베이트 안에서 내남자 하는 말이..

 

앞으로 점점 이렇게 우리 둘이만 노는 날이 많아질텐데..

 

우리 뭐하구 놀지..?

 

그러게.. 뭐하구 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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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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