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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문화 이야기

영화보고 왔다-투어리스트

by 벗 님 2010. 12. 20.

 

 

나른하고 게으른 휴일의 하루..우나는 아직 기말시험기간 중이고..

쏭이는 걸스카웃에서 서울랜드 눈썰매장에 간다고 이른 아침에 나가고 없다.

 

지리한 휴일의 오후..내남자가 영화나 보러가자 한다.

뭐..그러자 했다.

기실 영화 보는 거 별루지만..이대로 맹숭하게 하루를 소일하는 것 보단

무어라도 하는 것이 나을테니..

 

내남자랑 난 영화취향이 완전 달라서..스펙타클한 것을 즐기는 내남자..

잔잔하면서도 감동과 느낌이 있는 좀 지리한 듯한 영화를 즐기는 나..

내남잔 독립영화 보는 거 이해하지 못하는데..난 그런 류의 영화가 더 좋고..

 

머..이런저런 영화취향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은 스트레스해소 차원에서 가는 내남자의 취향대로 영화를 보게 된다.

그러노라면..늘 잠이 좀 부족한 나는..

 

꾸벅꾸벅 졸기 일쑤이고..

 

 

 

 

 

 

 

 

수분이 가득한 날이다.

땅도 하늘도 촉촉하고..봄날인양 포근하다.

 

하늘가득 안개가 내리고

종일 마음에도 그리움 같은 안개가 내리던 하루..

 

내남자와 난 봄날같은 겨울날 속을 걸어 영화보러 가는 중이다.

 

 

 

 

 

 

 

 

 

 킨텍스 현대백화점에 있는 메가박스로 올라가는

 입구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인다.

 

 나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저 현란하게 반짝이는 트리의 진열앞에서도

 별다른 마음의 동요가 없다.

 

 

 

 

 

 

 

 

조금 있으면 성탄이다.

 

왠지 기뻐야할 거 같고..

행복해야 할거 같고..

서로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줘야할 거 같고..

근사한데서 외식이라도 해야할 거 같고..

최소한 영화라도 한 편 봐야할 거 같고..

케이크에 촛불밝히고 축하라도 해야할 거 같고..

 

예전같으면 굳이 손수 만들던 카드..돈을 주고 사서라도 줘야할 것만 같은..

 

성탄이다..조금 있으면..

 

 

 

 

 

 

 

 

굳이 인터넷 예매를 하거나 영화정보를 검색해보거나..

그런 거 없이..우린 그냥 편한 시간에 편한대로 간다.

가서.. 그냥 시간 적당하고 마음 내키는 영화를 대충 골라서 본다.

 

오늘 보기로 한 투어리스트..표를 끊고 보니..

한 시간여의 공백이 남는다.

 

 

 

 

 

 

 

 

3층 메가박스에서 내려다 본 야경..

허허벌판이던 저 곳..몇년 새에 참 마니 변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고..거울속 내 얼굴에도..

이제는 부인할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흰 머리칼도 생겨나기 시작하고..

 

 

 

 

 

 

 

 

 

 

나는 팝콘을 좋아한다.

내남잔 냄새조차 역겹다 한다.

 

그래도 영화 볼 때..팝콘은 기본에티켓이지..

내남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팝콘을 기어코 사고 말았다.

내남잔 입에도 안 대고..나 혼자 다 먹었다.

 

물론 다 먹고나면 기분 대따 별루이고 속도 더부룩하지만..

먹는 순간만은 달콤하고 고소하다.

그럼 되었지 뭐..늘상 먹는 거 아니니..

 

 

 

 

 

 

 

 

 

내가 좋아하는 브레드피트의 피앙새 안젤리나 졸리와

우나랑 쏭이가 좋아하는 조니뎁 주연의 영화..

이건 내 취향도..내남자 취향도 아니다.

물에 물탄 맹물같이 아무 맛도 자극도 없는 영화다.

굳이 별점수를 준다면.. ★★

 

"엄청난 제작비 들여서 영화를 저렇게밖에 못만드나?"

 

영화에 대해 무지한 나의 단순한 영화감상평이다.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의 한 장면>

 

 

내가 아는 모든 것은

 

사랑하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다.

 

 

 

 

- 벗 님 -